과학 기자가 쓴 담담한 글,
펠리세트의 마음을 상상하다
이 책을 쓴 엘리사베타 쿠르첼은 이탈리아의 유명한 과학 저널리스트로, 과학 행사의 컨설턴트 및 큐레이터로도 활동하는 작가입니다. 그는 저널리스트답게 이름 없는 고양이가 우주를 다녀오게 된 여정을 사실에 근거하고 약간의 상상을 곁들여 담담하게 써내려 갑니다.
과장도 지나친 상상도 배제한 글 속에서, 독자들은 1960년대 미국과 러시아(구 소련가 주도하는 우주개발 시대 속으로 들어가 펠리세트와 함께 우주비행을 하며 펠리세트의 마음을 상상하게 됩니다. 인간이 달에 가는 시대가 되고 프랑스의 우주개발 의지가 시들해지면서 펠리세트는 빠르게 잊혀 갔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혹은 백 년 뒤 어떤 우주시대가 열린다 해도, 펠리세트가 우주를 다녀온 최초의 고양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임을 강조하는 작가의 말에 공감을 넘어서 숙연해집니다.
책의 뒷면지에는 최초로 우주로 쏘아 올려진 1947년의 노랑초파리부터 개 라이카(1957년, 토끼 마르푸샤(1959년, 침팬지 햄(1961년 등 로켓에 실린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이 그림들은 인류가 달에 가고 지금의 성취를 이룰 수 있었던 데에는 인간의 열정과 노력뿐 아니라, 인간을 대신하여 우주로 가고 죽어간 수많은 동물들이 있었음을 상기시킵니다. 그리고 인류의 우주개척에 기여하고 희생된 수많은 동물들을 기리면서, 지구 위 모든 생명체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위해 우리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질문하게 합니다.
펠리세트의 외로운 여정,
판화 기법으로 담백하고 아름답게 담다
그림을 그린 안나 레스미니는 미술사와 미학철학,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하고 철학을 바탕으로 한 이미지화에 골몰하는 작가입니다. 이 그림책에서는 판화 기법을 이용해 펠리세트의 고단하고 외로운 여정을 담백하고 아름다우며 놀라울 정도로 짜임새 있게 구현했습니다.
작가는 무엇보다도 펠리세트를 형상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자유로운 길고양이 시절에는 노랑과 빨강으로 표현했지만, 우주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