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현실과 낯선 환상이 마법처럼 이어지는 동화
《마녀와 고양이와 우엉밭 아이들》은 우엉밭 옆 낡은 주택 단지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소동을 그리고 있습니다. 모두 스물한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각각의 이야기는 독립적이면서도 마녀와 고양이에 의해 서로 유기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요. 이야기마다 어디에나 있을 법하지만 한편으로 개성 강한 아이들이 등장해 사랑하는 이의 죽음, 고아, 질병, 장애, 알코올 의존증, 가족 해체 등 우리 주변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외면하고 싶고 다루기 어려운 주제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빈틈을 공략하는 재기발랄한 유머와 현실과 판타지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전개가 재미를 더해 주지요. 거기에 마녀와 말하는 고양이, 구름을 데리고 다니는 티모테우쉬, 드라큘라로 오해 받는 닥터 암브로쥐 같은 특별한 이웃들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해 줍니다.
지치고 나약한 존재를 꼭 껴안아 주는 따뜻한 마법
주택 단지의 터줏대감인 마녀는 아이들을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고 필요할 때 말없이 도와주는 든든한 어른입니다. 새로 이사 온 소년 쇼펜이 다른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에는 마법으로 통쾌하게 복수해 주고, 암 치료 때문에 머리카락이 다 빠져 친구들에게 놀림 당하는 잭 스패로우에게는 털실로 레게 머리 가발을 만들어 줍니다. 비가 내려서 축구 경기가 취소될 뻔했을 때는 마법의 지팡이로 운동장에 천막을 쳐서 무사히 경기를 치를 수 있게 해 주고, 어린이날을 앞두고는 더 이상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버려진 장난감을 주워 멋지게 수리해서 선물로 나눠 주기도 합니다. 마녀의 장난꾸러기 고양이도 마녀 못지않게 아이들을 도와줍니다. 주로 낡은 주택 단지의 아이들을 무시하고 얕보는 보안 구역 사람들을 개구리로 변신시키거나 끝없이 움직이는 그네에 태우는 등 깜찍한 응징 마법을 부리지만, 길 잃은 꼬마 별을 하늘로 되돌려 보내는 따뜻한 마음씨를 보이기도 하죠.
그런가 하면 이 책은 누구보다도 바다를 사랑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