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의 길고 긴 이야기
무엇 때문일까요? 깊은 밤인데, 두니아 할머니는 오늘도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무서운 꿈을 꾸셨어요?” 마음 따뜻한 엘자가 할머니에게 다가가서 자기에게 이야기해 달라고 합니다. 그러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실 테니까요. 할머니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마침내 입을 엽니다. 아주 오래전, 내가 너만 했을 때….
어린 소녀 두니아는 어느 날부터인가 가슴에 노란별을 달아야 합니다. 노란별은 유대인을 나타내는 표시입니다. 그날부터 두니아는 심한 차별과 따돌림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 뒤, 엄마와 아빠가 경찰에게 체포되어 어디론가 끌려갑니다. 다행히도 두니아는 용기 있는 이웃 사람들의 도움으로 구출되어, 이름을 바꾸고 숨어 살게 됩니다. 전쟁이 끝난 뒤 두니아는 엄마와 만나게 되지만, 아빠는 끝내 돌아오지 못합니다. “나는 지금도 아빠를 기다리고 있단다.” 두니아 할머니의 과거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1942년의 여름, 그리고 2012년의 여름
독일군이 프랑스를 점령하고 두 해가 지난 1942년의 어느 여름 날, 독일의 꼭두각시가 된 비시 정권은 파리와 그 주변 지역에서 13,152명의 유대인을 체포하여 강제수용소로 보냈습니다. 그 가운데 여성이 5,919명이었고 어린이는 4,115명이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죽음을 맞았습니다.
2012년 7월,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자신의 조국이 저지른 범죄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나치 독일의 점령 시기였지만, 프랑스 비시 정권에 의해 벌어진 부끄러운 범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많은 유대인들의 생명을 구한 용감한 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백을 하기까지도 7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숨어 산 아이》가 프랑스의 출판사에서 출간된 것도 2012년의 일입니다. 다행히도 목숨을 구했지만, 너무도 참혹했던 비극의 상흔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