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동화를 위해
음식은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것이면서, 많은 이야기와 추억이 담긴 그릇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 부모님 세대의 경우, 아버지가 퇴근길에 사 오신 통닭이나 군만두를 식구들과 함께 나눠 먹던 기억이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로 남아 있지요. 음식이 풍족해진 시대에 살고 있지만, 지금 우리 어린이들도 비슷합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 특별한 장소에서 먹었던 음식을 기억하고 함께 보낸 시간을 어른이 된 다음에도 반드시 추억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음식을 소재로 한 동화는 우리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으며 이야기가 주는 울림을 좀더 쉽게 느낄 것입니다. 맛있는 단편 동화집 <초코파이>를 읽고 말이지요.
줄거리
영란이는 매일 아버지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합니다. 아버지는 늦은 나이에 얻은 영란이를 무척이나 예뻐해서 하루도 거르는 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요즘 영란이는 아버지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가는 게 싫습니다. 아이들에게 할아버지 같은 아버지를 보여 주기가 싫어서예요. 그래서 오늘도 멀리 학교가 빠끔하게 보이는 곳에 도착하자, 영란이는 자전거에서 내리겠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영란이에게 으깨진 초코파이를 호주머니에서 꺼내서 건넵니다. 하지만 영란이는 거절합니다. 영란이는 아버지가 하교 시간에도 학교 앞에서 기다릴까 봐 걱정이 됩니다. 영란이와 아버지 사이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책 속에서
엄마가 초코파이와 아버지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속도 많이 으깨졌고만 뭐.”
영란이가 불쑥 한마디 던졌다.
“여태껏 가지고 다녔으니까 그렇지.”
“치, 아버지는! 그렇게 좋아하면서 초코파이는 왜 여태 안 먹고.”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영란이는 엄마가 옆으로 밀쳐놓은 초코파이를 가만히 끄집어 당겼다. 초코파이 비닐을 조심스럽게 깠다. 껍질을 까니 비닐에 갈색 초코 크림 조각이 드문드문 달라붙어 있다.
“크윽 커커.”
아버지가 모로 돌아누우면서 잔기침을 해 댔다.
“이 양반이 감기가 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