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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아린
저자 정승희
출판사 바람의아이들
출판일 2020-10-20
정가 13,000원
ISBN 9791162100936
수량
프롤로그 8

발소리 17
허물어진 담 17
그림자 27
지뢰밭 37
우주의 법칙 47
얼른 꺼내라니까 59
발목 69
꺼내고 싶어 79
버려진 아이 91
50원어치 냄새 99
나의 슬픔을 지고 가는 사람 109
외나무다리 119
거지 똥구멍에서 콩나물을 빼먹을 놈 131
벌레 147
신사의 품격 163
도둑 177
그래도 아버지였잖아 197
백설 공주의 독사과 213
등대 231
나를 믿어 주는 단 한 사람 245
또 하나의 심장 259
바람만이 알고 있지 265
버터플라이 271

에필로그 281
작가의 말 287
잔뜩 움츠렸지만 결코 멈추지 않는 성장에 대하여,
빛나는 봄이 오리라는 것을 믿는 굳건한 신념에 대해 이야기하는 청소년소설

여행자에게 ‘길’은 위험과 가능성을 동시에 내포한 공간이다. 지혁이는 알바비를 도난당하고 성폭행을 가까스로 모면하는 등 고난을 이어 나가는 동안, 도둑으로 의심되는 ‘아저씨’와 적대자 병기의 개인적인 사연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자기 자신도 차분히 들여다볼 여유를 갖게 된다. 특히 부랑자 교화시설에 강제 수용되어 가족을 잃은 아저씨는 시시하고 남루한 삶이라도 그 자체로 소중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며 지혁이에게 등대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당부를 건넨다. 지저분한 보퉁이에서 꺼낸 김밥 한 조각, 주머니에 찔러넣어준 지폐와 더불어 좋은 사람이 되라는 아저씨의 말은 한번도 누군가에게 기대와 응원을 받아본 적이 없던 지혁이에게 새로운 의미가 된다. 아직 십대인 지혁이에게 삶이란 여전히 수많은 갈래길을 품고 있는 가능성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가족을 떠나 있던 아버지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동요하던 지혁이는 그 자신이 집을 떠나 낯선 길 위에 서면서 자신을 둘러싼 가족과 인간관계, 환경 등을 되돌아본다. 모두가 자신이 선 자리에서 나름의 짐을 지고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옆사람에게 온기를 나누어줄 수 있다는 것은 살아가는 데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여행길 내내 지혁이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친구 형주는 지혁이가 힘든 생활을 견디게 하는 버팀목이자 ‘나의 슬픔을 지고 가는 사람’이라는 뜻에 걸맞는 진짜 친구다. 길에서 만난 아저씨와 병기마저도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지혁이가 세상으로 나가 만날 수 있는 인연은 훨씬 많을 것이다. 여행자는 길을 떠남으로써 친구를 만나고, 친구를 사귀면서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마련이다. 여행도 삶도 결국은 경험해 보아야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의 제목인 ‘아린’은 나무의 겨울눈을 감싸고 있는 껍데기를 말한다. 겨우내 추위와 바람을 견디게 해 주는 외피이지만 겨울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