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와 나> 흑백 에디션 출간에 부쳐
Prologue _ 우도, 어멍을 찾아
봄 태풍 속에도 꽃은 핀다 _ 4월~6월
아직 바다에 여름은 오지 않았다 _ 7월~9월
숨비소리에 물드는 가을 _ 10월~11월
자연을 닮은 해녀의 삶, 겨울 _ 2013년 12월~2014년 3월
Epilogue _ 다시, 우도의 봄을 찾아
“해녀들은 내 생애 최고의 피사체다”
이 책은 저자가 우도에서 먹고, 밭일하고, 사진 찍으며 해녀들의 친구로, 이웃으로 살았던 1년간의 기록이다. 처음에는 데면데면했던 해녀와 가족처럼 가까워 지기까지, 매일 해녀와 함께 바다와 바람을 가늠하며 보낸 소중한 하루하루, 소소하지만 따스한 일상의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담았다.
그에게 해녀는 강인하고 넉넉한 품을 지닌 어머니의 원형이자, 아름답고 거대한 대자연의 일부다. 무엇보다 이 시대의 당당한 전문직 여성이자 프로페셔널한 바다의 여전사다. 해녀를 글과 사진으로 담아내며 그는 그들의 당당하고 아름다운 모습, 초연하고 초탈한 삶의 자세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한다. 해녀를 통해 그는 비로소 자신의 60년 인생을 돌아보고, 생의 분기점을 맞이한다.
흑백에디션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해녀와 나> 개정판은 처음 작가가 의도했던 해녀의 강렬한 이미지, 아득한 삶의 깊이를 체득한 모습을 최대한 담아내고자 양질의 종이를 사용하고 인쇄에 공을 들여 제작하여 소장가치를 높였다.
<책 속에서>
처음 해녀를 만났을 때, 나를 쳐다보는 그분들의 그윽한 표정과 부드러운 모습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 가늠할 수 없는 아늑함이 담긴 표정, 산고 끝에 갓 태어난 자식을 말없이 쳐다볼 때의 깊디깊은 표정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홀리듯 끌려들어 갔다.
p. 16~18 Prologue _ 우도, 어멍을 찾아
수없이 생과 사를 넘나들었을 이들에게 무슨 허례가 필요할까 싶어 도리어 나는 한 켜라도 더 벗긴 내 모습이 아니면 이분들께 실례가 될 것 같다. 하지만 해녀 어머니들은 이미 나를 다 꿰뚫어보듯 가만히 웃으신다. 이분들에겐 육십 넘은 내가 그저 자식 같을 뿐이다.
p. 38 봄 태풍 속에도 꽃은 핀다 3월~6월
9월 15일. 어제는 비가 오는 둥 마는 둥 바닷물 색깔이 불그스름한 흙탕물 가까운 색깔로 변하는데 묘한 기분이 들었다. 해녀의집 앞에 앉아 해녀들을 찬찬히 관찰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