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시작하며
I. 그리스
판도라의 선물
아프로디테의 모성애
죽음의 신을 사랑한 페르세포네
낙소스의 러브 스토리
루브르의 안주인 비너스
제우스의 머리와 허벅지
베누스의 허리띠
불의 존재론
신화 기호학
브래드 피트와 에릭 바나
나우시카의 환대
슬픈 열대 시칠리아
암소 이오가 건넌 보스포루스
포스트휴먼 갈라테이아
제우스의 화려한 외출
오이디푸스의 아모르파티
배꼽과 사다리
소크라테스가 빚진 닭
엘레아와 에페수스
에페수스의 헤테로토피아
사모스의 피타고라스
아테네 변방의 보헤미안들
글로벌 리더 알렉산더
코린토스의 디오게네스
레스보스의 아리스토텔레스
아테네 학당
에피쿠로스와 제논
리좀의 도시 시칠리아
II. 중국
카이펑엔 송이 없었다
눈을 뜨니 문 밖에 눈이 한 자나
춘래불사춘
신음하는 고구려
대륙 속의 타이완
민족의 한이 서린 곳
중국 근세철학의 요람, 횡거서원
바오지 회상
실크로드의 기점 시안
웨양러우에 오르다
후난성의 모래톱 방문기
화성과 장성
후퉁과 룽탕
택여기인
중국과 한국 정원 문화를 읽다
상하이 푸단대학에서 뒤러를 만나다
한류 원조 김염과 정율성
우이계곡 단상
중국의 샹젤리제
공산당 성지 쭌이에서 만난 다빈치
산시의 월스트리트를 걷다
갑골문의 고향 안양에서 생각한 시황제의 한
타이바이산의 라오펑요우들
III. 파리 · 프라하
고흐 마을을 걷다
기하는 저항을 거세한다
타자에 의해 응시된 샹젤리제
태초에 흔적이 있었다
살바도르 달리의 초현실
주름의 존재론
거울의 방에서 소환한 스피노자
카페 드 플로르에서 사르트르를 만나다
살로 만난 세잔
소르본에서 교육을 생각하다
나는 타자이다
베르사유의 이우환
빛으로 만난 화가들
‘파리’엔 파리가 많다
모파상의 단골 식당
해체의 얼굴 퐁피두
현상학자가 만난 앙리 마티스
장기 대(對 바둑
알랭 바디우와 노자의 조우
마음은 실재를 재현하는 거울이 아니다
올로모우츠에서 소환된
“공간은 인간의 삶이 열리는 터이다. 도시, 섬, 바다 그리고 다리, 성당, 집 등등… 그것들 모두는 존재의 집이다. 그 공간을 걷는 것은 그곳에 육화(肉化되어 있는 인간의 생각들을 길어 담는 일이다. 길 위에서 만나고 소환되는 모든 것들은 여행하는 자에게는 그날그날의 양식이고 호흡이다. 내가 풍경 속으로 들어가 풍경이 되고, 풍경이 내 속으로 들어와 내가 된다. 인간이 걷는 것은 단순한 물리적 운동만이 아니다. 생각이 걷는 것이다. 걸으면서 생각하고, 생각이 나를 걷게 만든다. 필자가 걸으면서 그 도상에서 소환한 것들에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여행을 시작하며> 중에서
여행에 담아낸 인문학적 사유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딸이 학업을 중단하고 홀연히 프랑스로 떠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삶의 터를 잡았다. 디아스포라의 삶을 선택한 것이다. 아버지는 그런 딸을 만나기 위해 처음으로 프랑스로 여행을 떠난다.
그는 현상학을 전공한 철학자다. 현상학을 공부하면서 언젠가는 현상학의 창시자 후설의 고향을 꼭 한 번 찾아가리라 다짐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 딸을 만나기 위해 떠난 프랑스에서 그의 학문의 시원인 후설을 찾아 체코로 떠난다….
이 책은 이런 여행이 계기가 되어 쓰인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떠남과 새로운 것과의 만남, 그리고 그것을 보고 느낀 것에 대한 단순한 인상기는 아니다. 이 책에서 여행은 하나의 촉매제이다. 여행은 필자가 사유해 온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게 한다. 한마디로 이 책은 한 철학자가 지금껏 좇아 온 학문과 예술에 대한 사유의 편린들이 여행을 빌려 이야기된다.
이 책의 여정은 유럽 문명의 요람인 그리스의 크레타에서 중국의 여러 도시와 프랑스 파리를 거쳐 체코 프라하에 이른다. 필자는 그리스의 신화와 철학, 중국의 역사와 문화, 프랑스 파리의 예술과 철학 그리고 한(恨의 문학이 서려 있는 체코의 프라하로 이어지는 여정에 필자의 인문학적 상상력이 더해졌다. 하지만 짧은 글에 단순한 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