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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눈이 내리는 여름 - 단비 그림책 1 (양장
저자 권정생
출판사 단비
출판일 2020-10-10
정가 15,000원
ISBN 979116350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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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고 약한 자들이 만들어 가는 세상
권정생 작가의 작품 속에는 늘 어린이, 이웃, 장애인, 노인, 거지 등 힘없고 약한 주인공들이 나옵니다. 《눈이 내리는 여름》은 독특하게도 한여름에 눈이 내리는 풍경으로 시작합니다. 믿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시원하게 멱을 감고 있던 5학년 아이 아홉 명은 그저 어리둥절하지요. 그 혼란 속에서 아이들이 힘을 합쳐 자신들의 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집으로 가는 길 위에서 농사를 망칠까 근심스러워 하는 농부, 엄마를 애타게 찾는 송아지, 다리를 다쳐 절뚝이는 강아지 흰둥이, 마흔 살도 넘었지만 걷지 못하는 앉은뱅이 거지 탑이를 만납니다.
아이들은 이 존재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함께 근심스러워 합니다. 죽지 않았는지 걱정하고, 힘껏 껴안아 줍니다. 춥다고 말하는 탑이 아주머니에게는 둥글게 선 자신들 한가운데로 들어오라고 하지요. 누더기 옷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지만 그녀를 힘껏 싸안고 그 고통의 시간을 지나갑니다. 고정순 작가는 이 장면을 칠흑 같은 어둠으로 표현했습니다. 그 속에서 아이들과 탑이 아주머니의 실루엣만 간신히 보이지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이지만 아홉 명의 아이들이 냄새 나고 머리마저 헝클어진 탑이 아주머니를 둥글게 감싸고 있습니다. 권정생 작가의 이 작품이 태어나고도 한참 뒤에 태어난 고정순 작가가 작품을 통해 교감하는 순간처럼 보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험해도 그것을 보듬을 사랑만 있으면 이겨 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두 작가 모두가 전해 주는 것 같습니다.

손을 붙잡고 걷는 아이들에게서 발견하는 희망
《작은 사람, 권정생》을 쓴 저자 이기영은 이 작품이 복숭아나무 그늘 아래에서 낮잠을 자는 강아지 흰둥이와 앉은뱅이 탑이 아주머니의 꿈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뜨거운 여름에도 추울 수밖에 없는 탑이 아주머니와 다리를 다친 흰둥이는 마음이 몹시 추운 존재들이라고 말이지요. 작가 권정생은 꿈속에서나마 자신들의 아름다운 유토피아를 만들어가는 아이들에 주목합니다. 여전히 세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