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를 희곡으로 새롭게 요리하다
작가 진형민이 희곡으로 선보이는 『꼴뚜기』
많은 초등학교에서 ‘한 학기 한 권 읽기’ 도서로 꾸준히 선정되고 있는 진형민 작가의 동화집 『꼴뚜기』(창비 2013에 수록된 세 단편이 새롭게 희곡집으로 꾸려졌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소리 내어 읽고, 표정과 몸짓으로 표현하면서 작품을 색다르고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이다운 엉뚱한 발상이 돋보이는 원작의 장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누구나 쉽고 재밌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대사를 간결하고 생생하게 표현했다.
원작 동화를 함께 읽은 독자들은 동화와 희곡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보면서 상대적으로 낯선 희곡 장르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방백이나 독백 같은 연극 기법을 활용하고, 원작 동화의 대사를 다르게 바꿈으로써 원작과 또 다른 희곡만의 묘미를 느끼게 한다. 희곡으로 각색되지 않은 원작의 세 단편(「축구공을 지켜라」 「뛰어 봤자 벼룩」 「오! 특별 수업」은 독자들이 직접 각색해 볼 수 있도록 남겨 놓았다.
희곡집은 누구나 가지고 놀 수 있는 놀잇감입니다. 뭐 하고 놀까 고민이 될 때면 언제든 희곡집을 펼쳐 보세요. 아주 특별한 놀이의 세계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우리 학교 아이들의 달콤쌉쌀한 일상 이야기
― 「꼴뚜기」 「인생 최대의 위기」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표제작 「꼴뚜기」는 교실에서 한 명씩 돌아가면서 ‘꼴뚜기’라고 놀림받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꼴뚜기가 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다. 금기어인 ‘꼴뚜기’가 매 교시마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튀어나오면서 웃음을 유발한다. 「인생 최대의 위기」에서는 구주호가 장백희에게 학원에 대신 가 달라고 했다가 부모에게 들키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에서는 주채린의 고백으로 얼결에 연애를 시작한 길이찬이 데이트와 기념일 때문에 혼자 끙끙 앓는다. 세 편의 이야기는 우리 교실과 동네를 배경으로 친구 관계, 학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