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자라는 갈대처럼, 흔들리며 굳세게 자라나는 아이들
사춘기 아이들은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같습니다. 갈대가 이리저리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흔들리듯이 아이들도 그러합니다. 올바른 방향을 찾지 못해 잠시 잘못된 길로 들기도 하고, 어려운 상황에 마주할 때면 마치 커다란 파도에 휩쓸린 작은 물고기처럼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해 길을 헤매기도 합니다. 계속해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에 휘청이던 아이들은 지칠대로 지쳐버려 이내 마음의 벽을 두껍게 쌓아 자신을 그곳에 가두어 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흔들리며 자라는 갈대의 뿌리가 땅속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듯이 아이들은 이리저리 흔들리며 자신의 뿌리를 더욱 굳세고 단단하게 만듭니다.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응원 또한 아이들에게 큰 힘을 더해 줍니다. 흔들리던 동철이를 묵묵히 잡아 준 할아버지의 마음과 꽁꽁 얼어 있던 선형이의 마음을 녹인 동미의 따뜻한 손길, 주눅 들어 있던 진운이에게 몰래 용기를 전해 준 수호천사의 문자까지, 온기를 가득 담아 아이들을 힘차게 응원해 줍니다. 그들의 희망찬 마음이 온전히 전해져서 일까요? 홀로 길을 헤매던 아이들은 작은 희망을 만나게 되고, 그 희망은 커다란 용기가 되어 꿈을 향해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공감 백배,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공감 가득한 이야기
『검은 뱀과 살고 있니?』는 사춘기 아이들의 일상 속 고민을 작품에 여실히 녹여 냈습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특히 친구 관계와 외모 문제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곤 합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비속어를 사용하는 동철이나 살이 찔까 봐 식단 관리를 하는 선형이, 낡은 휴대폰 때문에 ‘똥폰’이라 놀림 받는 진운이의 모습을 통해서 보여지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눈에는 작고 사소해 보일지 모르지만 또래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생활하는 아이들에겐 마치 그것이 인생의 전부처럼 느껴질 중요한 문제인 것이지요.
박향희 작가는 이러한 사춘기 아이들의 고민을 어른의 시각이 아닌 아이들의 시각에서 바라보았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