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제1강 왜 문체를 이야기하는가?
1장 문학이란 무엇인가-문학과 언어
2장 소설의 본질-‘소설은 이야기를 이야기하는 것’
3장 왜 문체로 읽는가?
제2강 문체론적 이해를 위하여
1장 문체에 대한 오해-문체는 수사다?
2장 표현과 내용의 관계
1. 이상 소설
2. 오정희의 「불의 강」
3. 김기택의 「슬픈 얼굴」
3장 은유로서의 문학
1. 문학은 고양이를 고양이라 부르지 않는 것
2. 은유/문학의 힘-<일포스티노>
3. 「날개」와 「무진기행」의 은유법
4. 셰익스피어의 은유법-<로미오와 줄리엣>의 경우
제3강 문체는 어떻게 이해되어 왔나
1장 규범문체/기술문체
2장 수사학/언어학적 문체론/문학적 문체론
1. 수사학
2. 언어학적 문체론
3. 문학적 문체론
제4강 문체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1장 언어학적 분석과 문학적 해석의 상호 보완 속에서 읽기
2장 형식과 내용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읽기
1. <이방인> 읽기
2. 호메로스의 문체와 구약의 문체
3장 문맥적 관계 속에서 읽기
4장 언어의 여러 층위에서 읽기
제5강 문체 읽기 연습
1장 최윤의 「한여름 낮의 꿈」
2장 김영하의 「삼국지라는 이름의 천국」과 성석제의 「조동관 약전」
3장 윤대녕의 「국화 옆에서」와 「말발굽 소리를 듣는다」
4장 김훈의 <남한산성>
제6강 ‘내면 문체(mind style’ 읽기
1장 ‘내면 문체’란?
2장 ‘내면 문체’ 읽기
1. 김영하의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2. 오정희의 「어둠의 집」
3. 은희경의 「특
우리는 흔히 소설을 읽고 나서 그 감동이나 즐거움을 충분히 느끼지만, 그 근거를 말하는 데엔 어려움을 느끼곤 한다. 그 근거는 소설 전체를 이루고 있는 소설의 몸, 즉 ‘문체’에 있는데, 구체적인 몸은 읽지 않고 추상적인 세계에만 주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감동의 근원은 작가가 문장에 녹여낸, 그 작가만이 지닌 개성적 특성에 있음에도, 소설의 몸을 보는 데에는 너무 무심했고, 소설 그 자체가 아닌 그 너머의 것을 보는 데에 너무 익숙해져 왔다.
2014년 봄, 이러한 익숙함에 환기를 불어넣을, 문학박사 황도경의 문체론강의가 책으로 발간되었다. <문체, 소설의 몸>(소명출판, 2014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저자가 <문체로 읽는 소설>(소명출판, 2002을 통해 문체의 관점에서 쓴 글들을 묶어서 발표한 이후, 12년 만의 연구서이다. 이 책에서는 문체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과 구체적인 텍스트 해석을 강의록의 형식으로 기술했다. 현장감 있는 말투와 적극적인 태도로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는 것을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아 해와 어 해, 그 사이의 크나큰 간극
저자 황도경은 문체를 두고, 바로 그 소설의 몸(文-體이라 말한다. 그 몸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그 소설이 품는 사랑과 운명과 자유라는 추상명사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저 너머의 사랑과 운명과 자유 그 이전에, 그것을 실어 나르는 소설의 몸이다. 언어에 주목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언어는 소설/문학의 몸을 읽기 위한, 반드시 통과해야 할 하나의 문이기 때문이다.
박완서의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에서 주인공은 외국 여행 중 독감에 걸려 몸살과 오한에 시달린다. 그녀는 외국인 의사에게 춥고 오한이 난다고 얘기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상태를 영어로 잘 말하기 어렵다는 데 있는 게 아니다. 그녀는 “나는 오슬오슬 춥다가 오싹오싹 떨린다고 말하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