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__3
제1장 쟁점과 시각
1. 박태원의 문학 세계와 연구의 쟁점들
1 남과 북, 시대와 장르를 뛰어넘은 문학 세계
2 ‘모더니즘’의 경계를 넘어
2. 박태원 문학에 접근하는 새로운 관점
1 일탈과 균열의 흔적들과 여담의 가치
2 텍스트의 안과 밖, 그 긴장과 갈등
제2장 유희의 감각과 소설 언어의 실험
1. 일탈적 언어 감각과 언어유희
1 어감과 말맛의 세계
2 한자어와 부조화의 유머
3 단어의 비상식적 결합
4 ‘장거리 문장’과 구술성
5 토포스(topos의 유희적 사용
2. 만담과 독백 그리고 수다의 향연
1 만담의 유머와 페이소스
2 독백체의 구술성과 목소리의 발견
3 ‘수다’의 세계와 ‘지식’의 유통구조
제3장 이질적인 시선과 목소리의 침입
1. 교란되는 서술의 시공간
1 작가와 등장인물, 안과 밖의 교차
2 서술자의 위치 이동과 서술법의 실험
3 서술 실험의 몇 가지 유형들
2. 다중 초점화의 양상과 거리두기
1 대상의 상대화와 자기의 객관화
2 동시대와의 거리-사실과 허구의 경계 넘기
3. ‘시차(視差’의 전략과 변주 또는 다시쓰기의 효과
제4장 놀이, 수수께끼, 여담
1. 서사의 잉여와 놀이의 도입
1 삶의 놀이와 놀이의 삶
2 도시의 삶과 놀이 공간의 창출
2. 수수께끼와 미스터리의 지연(delay 효과
3. 자기지시적 서언과 자기반영적 여담
1 ‘소설쓰기’의 소설 쓰기
2 ‘자기’의 소설화와 ‘자화상’의 의미
4. 문학 담론과 문학 장의 무대화
1 작품 속에 작품 드러내기
2 문학 논쟁과 문학론의 개입
제5장 박태원 문학, 위상과 전망
참고
한국 근대문학사에서 박태원은 매우 독보적인 이력과 행보 그리고 작품 세계를 가진 작가라는 말은 이제 진부할 정도로 명료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 만큼 그에 대한 연구는 끊임없이 재구되고 또 생산된다. 박태원을 이야기할 때 이 책으로 말미암아 이제 또 하나의 연구사가 보태지는 시점이다. 요동쳤던 한국 근현대사의 물결 속에서 어느 작가든 저마다의 족적을 오롯이 남기고 있는 터이지만, 박태원의 경우가 특히 매력적인 것은 어떤 타이틀이나 수식어로 결코 포괄되지 않는 변화무쌍함과 다채로움 때문일 것이다. 그는 식민지 시기 조선에서는 경성 한복판을 누비며 모더니스트로서 살고 또 썼으며, 또한 분단 이후 북한에서는 일급의 혁명작가로 대작들을 남겼다. 또한 유머소설, 탐정소설, 아동문학, 역사소설, 시대물, 수필, 평론, 번역 등 그의 글쓰기는 장르와 영역을 불문하고 거침없이 또 쉼 없이 생의 마지막까지 계속되었다. 첨단의 문학을 실험했던 모더니스트와 주체사상에 입각한 혁명작가, 이 상통하지 않는 듯 보이는 두 개의 길은 과연 한 사람의 삶에서 양립할 수 있는 것일까? 그는 자유자재로 가면을 바꾸어 쓸 수 있는 변검술의 대가였을까 아니면 이리저리 시류에 몸을 맡기는 변절자였을까. 이 책 <언어의 놀이, 서사의 실험>(소명출판, 2014은 모더니스트로도 월북작가로도 온전히 설명되지 않고, 변신으로도 변절로도 완전히 해명되지 않는 작가 박태원의 작품세계와 작가 여정을 정신사적 일관성과 글쓰기의 유기성이라는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정신사적 특질의 핵심으로 어떤 기존의 경계도 뛰어넘고자 하는 작가로서의 실험정신과 오로지 글로써만 존재를 증명할 수 있었고 밥벌이를 할 수 있었던 전업 글쟁이로서의 소명의식을 꼽는다. 이에 따라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1934처럼 실험적 언어로 상찬되는 식민지 시기의 작품들과 동학 농민군의 전사(前史와 그 전개과정을 그린 만년의 대작 <갑오농민전쟁>이 하나의 맥락 속에 위치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