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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서로를 보다 : 동물들이 나누는 이야기 (양장
저자 윤여림
출판사 낮은산
출판일 2012-10-10
정가 13,000원
ISBN 9788989646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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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상반된 두 모습이 빚어내는 아이러니
이 그림책에서는 서로 상반되게 연출된 두 가지 장면들이 연속으로 교차하며 전개된다. 원숭이나 돌고래처럼 친숙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부터 바바리양이나 프레리도그처럼 낯설지만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동물까지, 이들이 자연 그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압축해 나타낸 장면들이 한 축이다. 그리고 그러한 삶을 박탈당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장면들이 나머지 한 축이다. 한데 이 극과 극인 모습 모두 우리에겐 아주 익숙하다. 원숭이가 밀림을 자유롭게 누비는 모습이나 동물원 창살에 매달린 모습, 돌고래가 바다에서 신나게 헤엄치는 모습이나 좁은 수조에서 묘기를 펼치는 모습 등이 서로 상반되지만 익숙하다.
책에 담긴 이 상반된 익숙함에서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인간은 자연을 누비는 동물들의 ‘그들다운 삶’을 아름답다고 좋아하면서도 실제로는 우리에 가둬 놓고 그 모습을 즐기는 데 익숙하다. 이러한 아이러니가 “바람처럼 달리지도, 해처럼 솟아오르지도, 산 위로 바다 위로 뛰어오르지도 못하지만 그 누구보다 자유로운 동물”인 인간, 곧 우리 자신이 어떠한 방식과 태도로 다른 생물을 대하고 있는지 환기하게 한다.

새삼스러운 진실과 생물들의 삶에 대한 성찰
이 그림책은 결말에서 “그 누구보다 자유로운 동물, 인간.”이라는 진술로 새롭지 않지만 새롭게 다가오는 진실과 마주하게 한다. 이는 이 책이 동물을 대상화해서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의 비참한 삶을 고발하는 것에 목적이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동물들의 삶을 압축적으로 나타낸 “달처럼 어둠 사이를 가르는 동물, 올빼미.” “함께 노래하고 사냥하는 동물, 늑대.”와 같은 방식의 진술로 인간 또한 여러 동물 가운데 하나임을 적시함으로써 독자의 시선을 인간 자신을 향하게 한다.
자연을 이해하려 노력하면서도 무섭게 파괴할 수 있는 인간. 이러한 인간을 창살 밖으로 바라보고 있는 결말 부분의 동물의 시선은 창살의 안과 밖을 구분 짓는 것을 소용없게 한다. 이 동물의 눈으로 본 인간은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