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학과 구조주의의 이후
『각인(刻印의 이론』이라고 제목을 붙인 본 번역서의 원제(原題는 『각인(刻印 : 현상학과 구조주의의 이후(Inscriptions : After phenomenology and structuralism』이며, 부제(副題에서 파악할 수 있는 바와 같이, 각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들이 자신들의 이론의 핵심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를 미국에서의 ‘대륙철학’ 연구와 그 성과에 바탕을 두어 일목요연하게 살펴보고 있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철학자에는 데카르트, 칸트, 헤겔, 마르크스, 니체, 후설, 하이데거, 사르트르, 메를로퐁티, 라캉, 레비스트로스, 푸코, 데리다, 바르트 등이 포함되지만, 그 정점에는 언제나 후설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책은 우선적으로 언어철학의 전개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다음, 현존재와 ‘실존적 모호성’, ‘차이의 정체성’, ‘사유와 존재’ 등의 문제를 그러한 문제가 제기되었던 전후관계에 비추어 비교하였다. 아울러 상당히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메를로퐁티의 ‘인간적 모호성’, ‘언어와 의사소통’, ‘철학과 비-철학’, ‘언어의 질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등을 논의했을 뿐만 아니라 사르트르가 라캉, 레비스트로스, 피아제, 바르트, 푸코 등과 직간접적으로 전개했던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논쟁을 그의 이론과 실제 문학작품의 내용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차이’와 ‘사이’의 문제를 이성중심주의의 한계, 자아-탈중심하기, 고고학의 문제, 토폴로지로서의 이상향, 암흑향, 혼재향, 상사시향(上斜視鄕, 하사시향(下斜視鄕 등의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다른 한편으로는 해석학적 기호학에 대한 논의의 여지를 제안하고 있다.
이 책의 논의는 이론 그 자체에 대한 논의로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되는 문학작품을 예로 들어 그 이론 자체를 설명하고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설명과 해석은 난삽하고 난해한 ‘대륙철학’의 의미를 좀 더 손쉽게 이해할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