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제1장 ‘언어적 근대’라는 문제 설정
1. 왜 ‘언어적 근대’인가
2. ‘상상의 공동체’와 ‘하나의 언어’라는 믿음
3. 근대의 탐사-개념사와 담론분석
제2장 ‘언어적 근대’를 찾아서-동아시아의 경우
1. 동아시아의 전통적 담론
2. ‘언문일치’와 언어적 근대
제3장 ‘국어’를 찾아서
1. ‘국문’과 ‘국어’의 사이
2. ‘국어’의 발견
3. 자율적 실체로서의 언어
제4장 근대적 개인의 발견과 ‘국어’
1. ‘근대적 주체’와 ‘국문’의 관계
2. 민족적 서사와 주체의 문제
3. 근대적 주체의 양상과 근대언어학
제5장 ‘국어’의 지층들
1. 원소(元素와 합음, 소리의 층위
2. 원체와 변법, 그리고 문장의 층위
3. 근대언어학과 균질화라는 문제
제6장 타자의 시선과 ‘국어’의 발견
1. 외부와 내부의 시선
2. 내적 전략-글쓰기 문제
3. 외적 전략-‘권위’의 형성
제7장 ‘국어’의 구축
1. 주시경 ‘씨난’의 재검토
2. 주시경의 ‘씨난’과 <말모이>의 관계
3. 언어의 구축
제8장 맺음말 은유로서의 언어
참고문헌
부록 1. 보론:주시경 연구사
부록 2. 주시경 연구 논저 목록
부록 3. 주시경 연보
간행사
근대언어학은 최소 일정한 언어적 규칙을 공유한다는 점에서만큼은 평등하다고 가정되는 개인, 그리고 그러한 개인들로 구성된 균질적인 공동체를 전제한다. 물론 이때의 평등한 개인은 근대적 주권자로서의 ‘국민’에, 균질적 공동체는 ‘국민국가’에 대응되는 것이며, ‘국민’이 공유하는 것으로 가정되는 언어의 내적 규칙은 ‘국어문법’에 다름 아니다. ‘국어문법’은 이와 같이 근대적 개인과 그들의 (정치 공동체인 ‘국민국가’를 요청한다. 반대로 ‘국민국가’ 역시 구성원의 동질성을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의 하나로써 ‘국어문법’을 필요로 한다. 최소한 ‘국어’의 내적 규칙을 공유한다는 점에서만큼은 그들 모두가 동등한 ‘국민’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근대언어학이 언어 내적 사실에 집착했던 것은 중세적 세계관의 극복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근대 이전에 언어와 문자에 대한 전문적 담론은 ‘성스러운’ 고전 텍스트 해독에 골몰해 있었다. 이에 비해 근대언어학은 성스러운 고전어나 저잣거리의 상스러운 말이나 내적 규칙에서는 우열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 따라서 언어 내적 규칙에 대한 천착은 곧 속어의 복권을 의미하는 것이고 또 그 말을 쓰는 사람들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성스러운 고전 텍스트의 언어든 연애편지에 동원된 저속한 문장이든, 또 천리(天理를 깨친 성현의 말씀이나 이문(利文에 눈이 먼 장사치의 말이든, 언어적 규칙에 있어서만큼은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발견의 정치사회적인 함의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언어적 근대’를 찾아서
1990년대 이후 ‘근대’라는 개념은 인문사회과학계에서 하나의 화두와도 같은 역할을 해 왔다. 이는 근대에 형성된 제도나 생활 습속들이 근본적으로는 큰 변화 없이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국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이들 사이에서는 ‘언어적 근대’에 대한 논의가 빈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국어사’라는 연구 영역을 통해 한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