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와 인권 탄압을 이야기하는, 생각하는 그림책
이 책을 쓴 일리아 카스트로는 독재와 학살, 인권 탄압의 아픈 역사를 지닌 아르헨티나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독재를 피해 캐나다에 망명한 후 20여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일리아는 지난 시간들의 아픔을 결코 잊지 못합니다.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워크숍을 열며 반짝이는 단어들을 모으고 골라 이야기들을 만드는 저자는 자신이 품은 아픔들을 그렇게 조금씩 흘려 보내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아르헨티나의 전 대통령 호르헤 비델라는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학살, 폭력, 실종, 고문 등 수많은 인권 탄압을 자행했습니다. 300여 곳에 이르는 ‘죽음의 수용소’가 전국 곳곳에 설치되었고, 독재에 반대하는 사람은 누구든 즉결 처형되었습니다. 3천 명의 시민이 학살되고, 수만 명의 시민이 고문을 받거나 실종되었습니다.
비단 아르헨티나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대한민국 역시, 군부독재의 칼날 아래 수많은 사람들이 스러지던, 아프고 시린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1960년 4.19 혁명과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은 바로 그 시간의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는 전쟁, 독재, 차별과 아집으로 어둠의 시간을 보내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울지 마, 레몬트리》는 바로 이 시리도록 아픈 시간들을 온몸으로 겪어 내야 했던 한 가족, 그리고 작은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한날한시에 부모를 잃은 소녀의 슬픔과 눈물, 분노, 그리고 마침내 다시 희망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는 결코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할 시간들을 우리 모두가 알고 또 기억하도록 합니다.
아름다운 시적 언어와 강렬한 색의 대조로 완성된 그림책
저자는 죽음의 수용소, 광기 어린 좌파 척결의 역사, 검푸른 라플라타 강에 수장된 수많은 사람들, 부모와 가족을 잃고도 마음놓고 울 수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시적인 언어들에 담아 조심스럽게 독자들에게 내보입니다. 숨죽인 눈물이 무엇이든 집어삼키는 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