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나에게만은 특별하고 소중한 것이 있습니다. 사람이, 물건이, 장소가, 그 무언가가 내게는 더없이 소중하고 특별하지만 다른 사람은 공감할 수 없는, 다른 이에게는 그다지 특별할 것도, 중요할 것도 없는 그런 존재가 있습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지만, 아이만이 다른 무언가를 발견하고 자신에게만은 소중한 친구가 된 『만타와 물고기』의 ‘물고기’처럼 말이죠.
엄마에게도, 고양이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물고기는 그저 다른 물고기와 별 다를 바 없는 흔한 생선 한 마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누구도 아이가 물고기에게서 무엇을 느꼈는지, 무엇을 발견했는지, 물고기가 아이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도, 궁금해하지도 않습니다. 소년은 남들 눈에는 그저 죽은 생선을 안고 다니는 이상한 아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그 안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발견하고 물고기와 교감한 순간, 도마 위의 생선은 그저 흔한 생선이 아니라 ‘친구’라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존재로 마음속에 자리하게 됩니다. 평범한 것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발견하고 의미 있는 관계성을 갖게 되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미 있는 존재와 마주 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소년이 물고기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발견하면서 물고기가 평범한 생선에서 소년의 소중한 친구라는 의미 있는 존재가 되었듯이,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하고 발견하지 못한 채 스쳐 지나간 그 존재 안의 특별한 부분을 깊이 들여다보고 찾아내는 사람에게만이 주어질 수 있는 행운일지 모르니까요.
이 책의 화자가 누구인지 앞쪽에는 주어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뒤에 가서야 물고기가 화자임을 밝힙니다. 우리는 보통 책을 편 순간 주인공을 자연스럽게 선정하고 하나의 시선으로 책을 보게 되는데, 엄선 작가는 이러한 습관에서 탈피하여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자연스럽게 두 가지 시선으로 책을 읽어 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만타’라는 이름도 책 제목에는 있지만 아이의 것인지 책 안에는 등장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