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양심, 무엇이 문제인가
1장 양심의 근원과 본성을 찾아서
구약과 유대교에서의 양심 / 호메로스에서 아리스토텔레스까지 / 스토아학파
2장 기독교의 세기들
바울에서 아우구스티누스까지 / 신앙 시대의 양심 / 루터와 그 이후
3장 마키아벨리에서 니체까지
거대한 분열 / 신의 죽음 / 하늘을 향해 포문을 열다
4장 신 없는 세상
프로이트와 양심 콤플렉스 / 일본에서의 양심 / 중국에서의 양심
5장 제3제국의 양심
명령한 자 / 명령을 실행한 자 / 명령에 저항한 자
6장 옛 우상과 새로운 우상
양심과 인권 / 양심과 건강 / 양심과 환경
7장 기술 시대 양심의 자리
원자론에서 행동주의로 / 로봇의 부상 / 양심의 과학화
맺는말 양심을 찾아 떠난 3천 년의 여정
주 / 감사의 말 / 찾아보기
구체적으로 1장은 통념과 달리 구약성경과 유대교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양심 개념, 그리고 이를 고안해 발전시킨 고대 그리스의 비극과 로마의 스토아 사상을 다룬다. 2장은 사도 바울의 시대부터 기독교와 양심이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 살피며, 루터의 종교개혁을 거쳐 기묘한 균형을 이루게 된 종교와 세속 권력의 양심에 대해 알아본다. 3장은 르네상스 시기 정치와 종교로부터 떨어져 나온 양심이 ‘국가’와 ‘의무’에 집중하게 되는 과정을 추적하며 루소와 헤겔과 칸트를 비롯해 신의 죽음을 선언한 니체의 사상을 살핀다. 4장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 양심과 신경증의 관련성에 대한 탐구였음을 환기하며 점차 거대한 보건산업과 맞물려 변질된 정신건강 체계를 돌아본다. 또한 서구 사회와 달리 개인보다 공동체를 중시하는 일본과 중국의 윤리사상에서 양심의 대안을 살펴본다. 5장은 원래의 출발점으로 돌아와 제3제국의 유대인 집단학살에서 양심의 역할을 살피며 명령한 자와 실행한 자, 비교적 적은 수의 저항한 자를 구분했다. 6장은 양심을 세 가지 새로운 우상, 즉 인권, 건강, 환경에 묶어두려는 최근의 시도를 다룬다. 마지막으로 7장은 인간은 단순히 화학 ? 전기 자극에 반응하는 기계일 뿐이라고 보는 첨단과학의 입장을 살피며 양심의 미래를 전망한다.
신에게서 내면의 목소리로, 다시 신으로
통제하고 해방하고 다시 억압해온 양심의 역사
양심은 도덕과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도덕이 선과 악을 구별할 줄 아는 능력이라면, 양심은 선과 악을 구별할 줄 아는 도덕을 바탕으로 우리를 행동하게 만들거나 행동을 돌아보게 만드는 내면의 목소리에 가깝다. 그런데 구약성경에는 양심이라는 개념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 유대교는 신의 명령에 집중해 신의 보상을 기대하고 처벌을 두려워하며 율법을 따르기만 하면 되었기에 내면을 들여다볼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양심의 기초는 그리스와 로마의 ‘이교도 문화’에서 찾아진다. 호메로스의 비극은 선과 악 사이의 충돌보다는 명예와 이득 사이의 충돌을, 자기 비난보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