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거의 책대로 살게 된다
1부 저자 관찰기
저자 앓이
거절하고 거절당하고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각주의 욕망
막대자석 같은 저자
그들은 가난하다
삶이 글이 될 때
정신병원에서 보내온 노트
밀도의 아름다움
2부 편집자의 밤과 낮
한 권의 책을 편집하기 위해
팩트체커들의 세상
편집자의 이력서
얼마나 손댈 것인가
속도론에 관하여
외서 기획, 발견일까 발굴일까
뭉툭한 색연필로 쓴 보도자료
모방하는 편집자들
문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쓰다 보면 알게 된다
3부 독자와 책을 옹호하며
독자는 앙상하지 않다
그 시절을 지나면 못 읽는 책들
두꺼운 책 옹호론
겨우 천 권만 팔리는 책들에 관하여
복간의 모험
같이 늙어가는 편집자, 저자, 독자
거미줄 같은 책장
맺음말 책, 얼마나 사고 얼마나 읽어야 할까
추천의 말 경청_탕누어
참고문헌
사실 많은 독자는 책을 ‘재미’로 본다. 나 역시 재미로 책을 읽는데, 다만 그 재미의 종류가 서로 달라서 어떤 이들은 내가 읽는 책이 ‘정말 재미없어 보인다’고 말하기도 한다. 여하튼 재미로 읽기 시작한 책이 밥벌이가 된 저자와 편집자, 그리고 재미로 글을 읽다가 언젠가 그 자신도 글을 쓰게 될 독자들까지 포함해 책 읽는 이들이 거의 책대로 살게 되는 일을 많이 목격했으면 한다.
─9~10쪽
출판계는 저자-편집자-독자라는 트라이앵글로 ‘계界’를 지탱하고 있다. 저자는 기존 작가들의 글을 수없이 읽으면서 자신도 그들처럼 글을 써 먹고살 길을 찾겠다고 결심한다. 편집자는 누구보다 글을 좋아하고 책을 많이 읽어왔으니 책 주변에 머물며 먹고살겠다고 결심한다. 독자 역시 책 주변을 맴돈다. 한 번 책을 읽은 독자는 계속 책에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은 책을 읽는 이와 읽지 않는 이로 나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148쪽
“한 명의 저자는 하나의 세계를 열어준다”
자신을 투신해 글을 써내는 경이로운 사람들
투고 원고를 살펴보는 것은 편집자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다. 편집자의 메일함에는 하루에도 수십 통의 투고가 쏟아진다. 원고를 보내오는 이들은 편집자가 누구인지, 그의 관심 분야는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염원을 담아 저자가 되기를 꿈꾼다. 그러나 수많은 원고 중 책이 되는 것은 극소수다. 편집자는 저자를 향한 애정과 글에 대한 취향 그리고 손익 계산 등을 종합해 사업가의 마음으로 원고를 취사선택한다. 다시 말해, 아무리 글이 좋고 기획이 우수하다 할지라도 메일함과 서랍에 방치되는 원고가 셀 수 없이 많다. 저자는 ‘국내 현실과의 접점이 없어서’ ‘너무 전문적이거나 너무 개인적이어서’ ‘글이 어려워서’ 같은, 일견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들로 줄줄이 퇴짜를 놓아야만 하는 편집자의 고충을 토로한다.
이와 반대로 읽는 순간 글쓴이의 자장 안으로 편집자를 끌어당겨 사랑에 빠트리는 강렬한 원고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