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_ 어지간하면 다 나간다는 자세와 최순실 게이트
1장_
말하는 작가의 탄생
오후 4시 52분 마산행 무궁화호 열차와 코딱지 삼촌
정액제 스트리밍 상품과 우리의 미래
셀럽 비즈니스와 비굴한 후보정 프로필 사진
점점 더 화려해지는 백화점 인테리어와 손오공이 처음으로 받은 불경
소크라테스식 산파술과 ‘비포’ 시리즈
회의가 시작하기만을 기다리는 소설가와 온갖 암초 같은 딜레마
진짜로 들으려 하는 사람과 공포의 지하 특훈
* 장강명의 읽고 쓰는 세계 ① ― 내 인생의 책
2장_
책을 읽는 일, 책에 대해 말하는 일
한밤중에 TV 책 소개 프로그램과 거기에 나오는 특이한 이력의 소설가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공동체와 짧고 차가운 경멸의 시선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열아홉 살들과 무앙 사르투에서 열린 도서전
예비 장인이 예비 사위에게 하는 질문과 맨정신 토론
1만 명과 교제한 사람과 1만 권을 읽은 사람
안타인지 파울인지 애매한 타구와 비 오는 날 반납해야 하는 책
비논리적인 생각의 결론과 물성을 강조하는 흐름
이라크 공군 조종사를 회유하는 작전과 아카데미상 수상자 자레드 레토
울란바토르 백화점에서 산 미니어처 보드카와 이스라엘 소설가 에트가르 케레트
논쟁적인 주제를 파고드는 책과 공공도서관에 보급하기 위해 구매하는 도서 목록
폴리네시아 원주민들이 쓰는 말과 고매한 인간에 대한 판타지
당신만의 오디오 콘텐츠와 크리스마스 책 홍수
마오쩌둥의 다채로운 독서생활과 곰팡이가 만드는 기하학적인 균사
* 장강명의 읽고 쓰는 세계 ② ― 끝내주는 책
3장_
말하기-듣기의 세계에서 만난 작가들
저승에서 돌아온 남자와 마케팅의 부스터
신선한 피에 환장하는 드라큘라와 몰래 우월감을 품는 작가들
단 한 사람의 독자와 죽음을 기다리는 병든 짐승
동물이 대접받는 나라와 구식 저널리즘의 열렬한 지지자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감각과 젊은이들이 이별하고 들었던
말하고 듣는 세계의 한가운데서 시작된 작은 독서 공동체
“처음에는 책 이야기가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번지는 것에 당황했다.
우리가 너무 수다스럽고 사생활 털어놓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가 궁금했다.
그러다 머지않아 이게 여러 독서 모임에서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_ 97쪽
2016년 12월,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집어삼키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그때 새로운 소설을 발표한 작가 장강명은 ‘책 홍보에 도움이 된다면 어디든 어지간하면 다 나간다는 자세’로 〈책, 이게 뭐라고?!〉에 출연하게 된다. 이후 〈책, 이게 뭐라고?!〉 시즌 2의 진행자 역할을 제안받아 수락하게 된 그는 작게는 프로필 사진 촬영부터 크게는 서울국제도서전 등 대형 행사로까지 ‘말하고 듣는 세계’를 본격적으로 종횡무진 누비며 알아가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장강명은 말하고 듣는 사람 사이에서는 예의가, 읽고 쓰는 사람 사이에서는 윤리가 중요하다는 중요한 차이를 발견하게 된다. 보편성과 일관성을 지향하는 읽고 듣는 세계의 원칙인 ‘윤리’와 달리 맥락에 좌우되는 ‘예의’는 문화와 주관의 영역에 속해 있기 때문에 비판 의식보다는 그 상황에 필요한 적절한 감수성을 더욱 필요로 한다. 말하고 듣기에 능숙한 이들은 상대의 비언어적인 표현을 빠르게 알아채고 그에 적절히 대응할 줄 아는데, 그런 감수성이 만들어내는 우아한 대화에 강한 인상을 받는다.
하지만 읽고 쓰듯이 말하고 들으려 했던 장강명에게 말하고 듣는 세계에서의 고군분투는 필연적이었다. 독서를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여기며 독서 모임조차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그가 먼저 팀원들에게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한 온라인 독서 토론을 제안하기에 이른다. 스스로가 팟캐스트 분위기에 적응하기 위해 제안한 일이었기에 다른 사람의 참여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의 예상을 깨고 모든 팀원들이 적극적으로 독서 토론에 뛰어들었다. 그들은 작은 독서 공동체 안에서 한 사람의 질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