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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슈필라움의 심리학
저자 김정운
출판사 21세기북스
출판일 2019-05-15
정가 22,000원
ISBN 9788950981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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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_‘슈필라움’의 심리학


1st #시선 #마음
일찍 배가 끊기는 섬
‘눈이 작은 사람’은 만만하지 않았다

2nd #물때 #의식의 흐름
배에서 해 봤어요?
멍한 시간

3rd #미역창고 #바닷가 우체국
미역창고美力創考
섬과 편지 공화국

■여수의 봄


4th #불안 #탈맥락화
걱정은 ‘가나다순’으로 하는 거다!
매번 나만 슬프다!

5th #열등감 #욱하기
꼬이면 자빠진다!
열 받으면 무조건 지는 거다!

6th #삶은 달걀 #귀한 것
당신의 행복 따윈 아무도 관심 없다!
누가 방울토마토를 두려워하랴
우리는 ‘귀한 것’에 꼭 침을 바른다

■여수의 여름


7th #기억 #나쁜 이야기
불안한 인간들의 나쁜 이야기
냉소주의와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

8th #감정 혁명 #리스펙트
너만 아프냐? 나도 아프다!
‘어머 오빠’, 그리고 ‘좋아요!’

9th #민족 #멜랑콜리
지난 시대의 멜랑콜리
자동차, 섹스숍, 그리고 통일

■여수의 가을


10th #아저씨 #자기만의 방
아저씨는 자꾸 ‘소리’를 낸다
인생을 바꾸려면 공간부터 바꿔야 한다

11th #저녁노을 #‘올려다보기’
여수 앞바다에는 섬만 수백 개다
멀리 봐야 한다, 자주 올려다봐야 한다

12th #관대함 #첼로
섬은 곡선이다
태풍 후의 낙관적 삶에 대하여

■여수의 겨울


조금 긴―에필로그_ 천국에서는 ‘바닷가 해 지는 이야기’만 합니다!
“삶이란 지극히 구체적인 공간 경험들의 앙상블…
공간이 문화이고, 공간이 기억이며, 공간이야말로 내 아이덴티티다!”
―귀농, 귀촌, 텃밭이 우리 슈필라움의 전부일 수는 없다

아무리 드넓은 공간을 물리적으로 소유해도 그곳이 슈필라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값비싼 과시용 가구들로 그 공간을 가득 채운다고 해도 슈필라움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주체적 개인의 아이덴티티가 취향과 관심으로 구체화돼야 비로소 진정한 슈필라움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곳에서라면 아무리 보잘것없이 작은 공간이라도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하고, 정말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으면서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 하루 종일 혼자 있어도 전혀 지겹지 않다. 무엇보다 온갖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꿈꿀 수 있다.
나만의 슈필라움에서는 타인의 시선이 함부로 나에게 개입할 여지가 없다. 나를 관찰하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오롯이 내 시선으로 관찰하는 일이 가능해져야 삶과 사회를 주체적으로 조망하고 행복의 지평을 자율적으로 개척할 수 있다. 타인의 시선은 ‘감시’로 작동하는 순간 내 몸과 마음을 불안하게 옥죄는 치명적 공포에 지나지 않는다. 내 존재는 나를 감시하는 타인의 시선 속에서 초라하게 쪼그라든다. 타인의 시선에 대한 고려는 “언제나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하는” 타인을 이해하고 싶을 때 전제돼야 할 요소일 뿐이다.
자기 자동차 앞을 양보하면 인생 끝나는 것처럼 절대 비켜주지 않으려는 한국 남성들이 <나는 자연인이다>에 채널을 고정하는 이유는, 타인의 감시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슈필라움에서 ‘시선의 자유’를 쟁취한 자연인들이 부럽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연인’이 될 용기도 없는 그들은 현재 유일한 슈필라움인 자동차 운전석에서 자기 존재를 확인하며 그마저 부정당하지 않으려고 아득바득 내 앞을 지키는 데 사력을 다한다. 은퇴 후 ‘귀농, 귀촌, 텃밭’을 꿈꾸면서. 그러나 그게 슈필라움의 전부일 수는 없다. “삶이란 지극히 구체적인 공간 경험들의 앙상블”이라고 생각하면 나의 ‘아이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