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드리언의 말에 귀를 기울인 적이 있나요?
『에이드리언 심콕스는 말이 없다』는 촐레라는 소녀의 내레이션으로 전개된다. 촐레가 보기에 빨간 머리의 왜소한 소년 에이드리언 심콕스는 헛된 꿈이나 꾸는 아이다. 늘 아이들에게 ‘하얀 털과 황금빛 갈기를 가진 아름다운 말’ 이야기나 지어내는 아이다. 그래서 촐레는 에이드리언이 못마땅하고, 에이드리언의 말에 한 번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았다. 촐레에게 에이드리언은 학교에서 무료급식을 먹고, 책상정리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일 뿐이다. 그런 에이드리언이 자꾸 말 이야기를 늘어놓자 촐레는 아이들 앞에서 “에이드리언은 말이 없다!”고 소리친다. 이 일을 안 촐레의 엄마는 딸과 함께 에이드리언의 집을 방문한다. 그날 처음으로 촐레는 자신이 그동안 에이드리언을 섣부르게 판단했다는 걸 깨닫는다.
그림책의 화자는 촐레이며 에이드리언에 대한 모든 정보와 판단은 촐레의 내레이션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된다. 그래서 페이지를 넘기며 독자는 점점 궁금해진다. 정말 에이드리언은 거짓말이나 일삼는 아이일까. 있지도 않은 말을 기른다고 아이들에게 떠벌리는 그런 소년일까.
★★ 에이드리언의 말을 보았나요?
할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가난한 소년의 이야기는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 코리나 루이켄은 그림을 통해 촐레가 말하지 않는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특히 에이드리언의 상상력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그림은 그 자체로 탄성을 자아낸다.
에이드리언이 어째서 할아버지와 단둘이 작은 집에 살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 수는 없다. 학교에서 무료급식을 먹고 구멍 난 신발을 신고 다닐 정도라면 가정 형편이 어렵다는 사실을 짐작할 따름이다. 가난한 소년에게 ‘하얀 털과 황금빛 갈기를 가진 아름다운 말’은 현실의 어려움을 잠시 잊게 해주는 유일한 탈출구일 테다. 또 혼자가 아니라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기도 할 테다.
이중에서도 그림은 가난한 소년을 바라보는 촐레의 태도에 주목한다. 촐레는 에이드리언이 멋진 말을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