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숲 속 식물의 개성을 파헤친다
우리나라는 사방이 숲이다. 대도시에서도 숲이 보이니 만큼 누구나 숲을 잘 안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숲은 겉보기보다 더 복잡하고 다양한 식물사회다. 큰키나무, 작은키나무, 떨기나무, 풀처럼 생활형이 다른 종이 어우러지고, 환경에 따라 사는 식물과 우점도가 달라지며, 숲의 나이에 따라 사는 종이 바뀌기도 한다. 이러한 숲 속 식물의 생태를 오랜 시간 조사하고 분석해 데이터로 읽어 준다. 아는 듯하지만 막연했던 우리나라 숲 식물의 실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한반도 중부지방을 대표하는 냉온대 낙엽활엽수림 447개 지점을 조사하고, 연속하는 식생을 종 구성과 우점도가 유사한 군집으로 분류하는 방법에 따라 13개 유형으로 나눠 설명했다. 또한 그곳에 사는 나무와 풀 272종(78과 169속 242종 5아종 24변종 1품종을 다뤘으며, 종별로 사는 곳(생육지과 사회(군집, 동반 종의 정보를 정량적인 데이터로 나타냈다. 이와 더불어 식물 연구, 교육, 보전, 복원, 조성, 조경, 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도표로 제시했다.
기후변화와 교란에 의해 생물 종 다양성이 감소하는 오늘날, 생태 정보는 종의 보전, 관리, 이용에 필수이기에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진 종 수준의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여러 연구기관이나 연구자는 우리나라 숲을 오랜 기간 다방면으로 조사해 오면서도 조사 자료를 모아 분석, 정리, 가공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십수 년간 숲의 유형 및 구성종의 생태를 파악한 뒤에 정량적 통계분석 결과로 데이터베이스화 한 이 책의 가치가 큰 이유다. 저자들은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을 강조하며, 이 책이 우리나라 전 지역 숲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도록 하는 데 신선한 자극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종은 보호종이나 희귀종이 아니라 흔히 자생하는 보편종이다. 어찌 보면 우리 숲의 참 주인이며 얼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