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부터 헤어짐까지,
사랑의 모든 단계를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는 친절하게 구성돼 있다. 바로 동물과의 만남부터 헤어짐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풍부한 정보를 전달하면서도 지루하지 않도록 꾸려 놓았다. 예를 들어, 만남에 해당하는 1장 ‘반려동물 찾기’는 우리 각자가 동물을 처음 만나게 되는 순간을 인류가 처음으로 동물과 함께 지내기 시작한 순간과 연결한다. 2만 6천 년 전에 어두운 동굴 바닥에 발자국을 남긴 한 소년과 개의 이야기가 인류와 동물의 관계 전체로 이어졌다가 다시 저자 자신이 어릴 때 사랑했던 반려견 이야기로 연결되는 모습은 더없이 자연스럽고 인상적이다.
저자는 이처럼 다양한 시점을 연결해서 반려동물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친절하고도 재미있게 알려 준다. 특히 우리가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에게 자꾸 말을 거는 이유, 동물에게 이름을 붙이고 싶어 하는 이유, 귀엽게 생긴 동물에게 더 끌리는 이유처럼 얼핏 당연하다고만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주제에 관해 생각하도록 만든다. 또한 반려동물이 인간과 동물 사이의 모호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 때문에 발생하는 여러 논쟁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다(예를 들어, 아직도 수많은 사람이 동물을 ‘반려한다’는 표현이 ‘논리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는 이렇게 반려동물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상념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을 읽으면 그저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가끔은 이기심이고, 가끔은 심리적 편향이며, 가끔은 그저 인류의 오래된 본능에 따른 것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런 내용들은 동물을 향한 사랑이 사실은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각각의 부분으로만 따지면 사랑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합쳐지면서 논리와 합리를 넘어선 커다란 사랑이 태어난다고 말하는 것이다.
고양이가 소보다 비싼 시절이 있었다고?
“가장 긴 문장을 말하려 해도 / 단어는 필요 없다네.” 보들레르의 시 「고양이」에 등장하는 이 시구는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