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토끼들의 반란 (양장
저자 아리엘 도르프만
출판사 (주미디어창비
출판일 2020-09-10
정가 12,000원
ISBN 9791190758109
수량
복종은 강요할 수 있었지만,
끝내 존경은 강요할 수 없었던 늑대 왕
어리석은 독재자에 대한 통렬한 풍자

“누가 네놈에게 의견 따위를 물었느냐? 여기서 의견을 낼 수 있는 건 짐뿐이다.” _28면

토끼들이 사는 왕국을 지배하게 된 늑대 왕은 왕국의 토끼를 몰아내고 더 이상 토끼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장 먼저 선포한다. 토끼들의 이름은 영원히, 입에 올리는 것조차 금지했고, 왕국 안의 모든 책을 검열해 ‘토끼’를 삭제했다. 그러나 소문을 퍼뜨리는 새들을 통제하지 못해 토끼의 존재를 숨길 수 없게 되자, 왕실 고문인 여우는 국민들이 믿게 하려면 증거를 보여 주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에 늑대 왕은 토끼들의 부재를 확신할 사진을 찍어 내라고 원숭이 사진사를 불러들인다. 왕은 마음껏 자신의 위용을 뽐내는 사진을 찍지만, 그 사진 속에는 자꾸만 토끼들이 등장하고 여우와 원숭이는 이를 감추기에 급급하다. 눈에 보이는 토끼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증거를 만들어 내야 하는 원숭이 사진사의 기막힌 노력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폭력성과 잔인함을 뽐내는 늑대 왕이 하는 일이라곤 오직 사진이 잘 나왔는지 확인하는 것과, 약한 동물들을 괴롭히며 어리석음을 과시하는 것뿐이다. 여우는 왕의 눈을 가리고, 토끼들이 존재한다는 진실을 덮어버리라 명한다. 눈이 백 개 달린 조그만 거미들을 왕국 전역에 배치하고, 동물들을 감시했으며, 왕실의 방송국 수를 늘린다. 늑대 왕과 왕실 주변인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자신이 알고 있던 독재자와 그의 최측근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그들이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선전과 선동을 일삼고, 폭력과 위압으로 자유의 목소리를 지웠던 모습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작지만 강한 토끼들의 세계를 통해
우리들의 민주주의에 던지는 날카로운 경고!

“하지만 이젠 더 이상 사진이 필요하지 않아요.”
아이는 손끝으로 집 안과 바깥의 거리와 해가 막 떠오르고 있는 들판을 가리켰습니다. _77면

토끼들은 자신들의 땅에서 쫓겨났지만 결코 절망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