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약한 이들을 위해 부르는 노래!
작가는 말한다. 문학은 권력이 되지 않아서 현실에서 힘이 무척 약하다고 말이다. 그러면서도 문학은 권력과 돈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그것으로 독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공감 능력이 세상을 살 만하게 바꾸기에 문학은 힘이 세다고도 말한다.
이 책에 실은 작품들 주인공들은 대부분 사회에서 약자이거나 소수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때론 사회의 부족한 제도나 모순된 질서로 인해 고통을 겪어야 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그들의 고단한 삶을 응원하게 된다.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듯 고단한 삶 속에서 피워내는 끈질긴 삶의 향기에 감동하게 된다.
표제작 <나는 실패한 라이카가 아니다>의 주인공도 그렇다. 주인공은 아버지가 자주 내뱉던 ‘파예할리’라는 말의 의미를 조금씩 깨달아 간다. 러시아 말인 파예할리는 ‘그래, 가 보자’라는 뜻의 말이다. 인류 최초의 우주 비행사인 유리 가가린이 탄 보스토크1호가 불을 내뿜기 전에 자신이 살아돌아올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체념적으로 내뱉은 말이다. 작가는 이 말을 미래를 향해 자신의 진로를 찾는 대한민국의 한 여고생이 다짐하는 말로 바꾸었다. 이때의 말은 체념적인 의미의 말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내 다짐을 적은 글 끝엔 ‘파예할리’를 굵고 진하게 적어 넣었다. 가슴이 떨렸다. 떨림은 나의 손끝에서도 느껴졌다. 파예할리.
내일부터 나는 1등이 있는 학교로 가지 않고, 한국대학이 종점인 학원에도 가지 않을 것이다. 내가 가야 하는 곳, 그곳으로 나는 간다. 그러나 마지못해 가는 게 아니라 내 발로 스스로 간다.
그래 가자…. 날아라 해미야, 날아라! -32쪽에서
입양인이 주인공인 <출세>의 경우는 입양인 헬가가 주인공이다. 헬가는 독일로 입양을 갔다가 친부모를 찾기 위해 다시 한국을 찾아왔지만 여전히 이방인으로만 취급받는 현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