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의 명랑성
2. 군림당하는 동물의 수치심
3. 시리우스
4. 개와 늑대 사이
5. 성 크리스토퍼
6. 인간이 신에게 속하듯 개는 인간에게…
7. 비밀을 전수하라
8. 개가 우리를 길들였다
9. 반려종 선언
10. 보라, 이 개로다!
11. 개의 시간
12. 어머니 같은 동물
13.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
14. 집을 지키는 암캐
15. 마술을 부리는 검은 개들
16. 개는 알고 있다
17. 동물의 진정한 왕
18. 거대한 울부짖음
19. 개의 손에 달렸다
20. 천사의 몸을 한 개
감사의 말
찾아보기
존재의 산책자이자 여행자
개는 자기 걱정을 하지 않는다. 개는 생의 휴가를 즐기는 중이다. 개는 언제나 존재의 산책자이자 여행자처럼 산다. 이런 개를 인간이 부러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부러움은 사랑과 경외로까지 나아간다. 물론 세상에는 불행한 개도 있고 신경질적이거나 소심한 개도 있다. 하지만 또 가장 학대받았던 동물이 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개는 어지간한 주인만 만나도 태양을 향해 자라는 해바라기처럼 언제나 즐거움을 향해 돌진한다. 저자는 바로 이런 개가 누리는 즐거움의 기적을 이해하고, 가능하면 그로부터 배우기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개의 명랑성에 대한 고찰을 필두로 개와 인간과 신이 서로를 사랑하고 미워하며 만들어온 역사의 면면을 살펴보고, 인간이 신에게 속하듯 개는 인간에게 속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개의 신이자 주인이다. 그러므로 개를 지키고 보호하는 것은 인간의 소관이며,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개의 바보짓을 용서함으로써 인간은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법을 발견하고 또 신에게 사랑받고 싶은 방식으로 개를 사랑한다. 결국 개는 불가해한 존재이며 삼라만상의 중심이 되어 균형을 잡아준다. 개가 없이는 어떤 문명이나 인류도 불가능했다. 개는 문명의 창조자이자 인간의 창조자다. 길들임을 통해 문명을 전파하는 위대한 존재이며,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위대한 거세자이기도 한다.
책 속으로
최악의 설명은 개들이 지배당하는 것을 즐긴다고 하는 최근의 주장이다. ‘개’라는 단어가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모욕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서구 문명에서 중요한 상징의
보고로 꼽히는 성경에서 왜 모든 짐승을 칭찬하면서도 개만 빼놓았을까? _18쪽
개의 명랑성에 대해 조금이나마 파악하게 되었을 것이다. 서로 적대적인 세계를 오가며 자유롭게 활동하기 위해 개는 즐거움이 필요했던 것이다. 개는 문화와 자연, 낮과 밤, 삶과 죽음을 가르는 장벽에 구애받지 않으며, 서로 다른 존재를 이해한다. 개는 길들여지는 과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