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이상하다고? 괜찮아, 바나나 껍질이 있잖아
제 모습 중 자신이 없는 구석이 있나요? 남들과 달라서 걱정한 적은요? 친구들에게 놀림 받을 까봐 조마조마한 적 없나요? 이 책의 주인공도 그런 친구랍니다. 얼마나 걱정되었으면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땅속에 숨어 사는걸요. 삐뚤빼뚤한 이빨이 다섯 개, 머리카락은 딱 세 가닥이고, 피부는 초록빛에다 양 발이 짝짝이인 주인공 못난이는, 괴상하게 생긴 녀석이지요. 못난이는 땅속에서 외롭게 지내면서도 땅 위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며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다고 상상하기도 해요. 사람들 눈에 띄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같이 끼고 싶은 마음이 든 적 있지 않나요? 못난이도 그런 거예요. 그럴 때마다 못난이의 호기심을 해결해줄 비장의 무기가 있는데요, 바로 바나나 껍질이에요. 배수구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바나나 껍질을 뒤집어쓰면, 사람들이 쓰레기 더미인 줄 알거든요. 그러면 못난이는 마음 놓고 사람들을 구경하는 시간을 누릴 수 있어요. 누구든,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숨겨주고, 들키지 않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다면 자신감이 생겨날 거예요. 못난이에게 바나나 껍질이 그렇답니다. 여러분도 필요한가요?
바나나 껍질이 없다고? 괜찮아, 우린 모두 이상하니까
배수구에 머리를 내미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밖으로 나가 사람들 틈에 섞일 수 있는 날이 있어요. 일 년에 단 하루, 축제가 있는 날이에요. 시끌벅적 어수선한 가운데 바나나 껍질을 쓰고 나가면 아무도 못난이의 이상한 모습을 알아채지 못하거든요. 기다리던 축제 날, 그런데 바나나 껍질이 없어요. 아무리 찾아도 없어요!
고대하던 순간에 원하는 대로 할 수 없어서 속상한 적 있지요? 그럴 땐 어떡해야 할까요? 못난이도 너무 속상한 나머지 엉엉 소리 내어 눈물을 흘렸어요. 못난이는 바나나 껍질이 없으면 영영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걸까요? 그때, 어디선가 못난이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요.
처음으로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 못난이, 자기만의 생각에서 벗어나 큰 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