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책을 펴내며
추천사
강동헌/ 새로운 달/ 모기/ 탱자/
강하늘 배추/ 전쟁 속 문구점/ 거미줄/ 분꽃 귀걸이/
권서영 코막힘/ 모기는 날개도 있으면서/ 언젠간/ 달걀/ 말벌/
김다운 고고학자/ 황당하다/ 가지/
김동준 분수/ 파리/ 목욕탕/
김보라 내 동생의 앞니/ 운동장 풀들/ 소원/ 우리 엄마는 공룡/
감옥/ 선생님 것/ 강다니엘/
김세은 한옥마을/ 하늘/ 시험/
김지은 바지락/ 물을 줄 때에/ 철봉/ 허수아비/
박 율 해바라기/ 맞춤법/ 돌고래 초음파/ 방귀/ 아빠 생일/
손재혁 수련회/ 연필/ 참 좋은 말/ 무/
송선규 벼/ 체육 시간/ 드론/ 애벌레가 아침 운동한 날/
송승현 눈/ 신기한 날/
송예승 롱패딩/ 지우개/ 칠판/ 옷장/ 해방감을 느낄 때/ 알람시계/
송예은 가로등/ 마음이 스스로 풀릴 때/ 엄마 품/ 또박또박/
비 오는 날/ 싸웠다/
신은철 자전거/ 잠/ 아프다/
여서진 달팽이 집/ 시간표/
유현우 말문/ 우리 화단에 어서 오세요/ 벚꽃/
이다영 꽃/ 모나미 볼펜/ 첫눈/ 4학년 6반 친구들아/
이도민 운동회/ 전/ 우리 모두 기관차/ 말벌과 사마귀의 싸움/
이하음 내 키는 언제 크지?/ 엄마 거미/ 해바라기 씨 구멍/ 할아버지 집/
장서은 아빠/ 연필 군사들과 지우개 방어막/ 빼빼로/ 빗방울/
정진영 남녀차별/ 벌레 먹은 배추/ 누나와 게임/
조수현 예은이/ 자리 바꾸기/ 공부/
조연후 문방구 대장/ 눈사람/
진한결 떴네/ 옛날 외할머니 집/ 껌 씹은 날/ 헐레벌떡/
최유빈 아빠 양말/ 강낭콩/ 골키퍼/ 선생님이 볼까 봐/ 소리/
운동장 풀들은 매일
발소리와 웃음소리를
듣고 산다
오늘은 우리가
체육 시간에 축구를 해서
경쾌한 발소리를
들었을 거다
- 김보라 「운동장 풀들」 전문
아이들은 정직하다. 정직한 아이들이 모여 시를 썼다. 군산푸른솔초등학교 4학년 6반 남학생 열넷, 여학생 열 둘, 총 스물여섯 명과 선생님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일 년 동안 화단에다 농사를 지었다. 화단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아이들처럼 정직하게 꽃 피우고 열매 맺으며 한 해를 아이들과 함께 했다. 그래서 이 시집에는 농사를 지으면서 보고 듣고 느낀 시들이 많다. 식물이 자라니 곤충과 벌레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나비, 꽃등에, 실잠자리가 날아오고, 벼를 심은 고무논에선 농약 사용으로 사라져가던 풍년새우도 보였다. 자연스럽게 식물의 생태도 익히면서 더불어 수확의 기쁨도 느꼈다.
엮은이 송숙 선생님은 우연한 계기로 아이들에게 시를 들려주었는데 아이들이 시를 써 왔다고 한다. 지난해 『시똥누기』를 발간한데 이어 올해 『분꽃 귀걸이』를 출간하게 되어 스스로 복이 많은 선생님이라고 한다.
수업 시간에 목구멍에서
이야기란 놈이 말문을 열고
입에서 나온다
그런데 나오는 건 좋은데
너무 많이 나온다
그래서 난 칠판에 이름 적힌다
- 유현우 「말문」 전문
유현우의 「말문」은 아이다운 솔직함이 오히려 재미를 준다. 떠들면 칠판에 이름 적히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 멈출 수 없이 나오는 일을 시의 소재로 잡았다.
추천사를 쓴 소설가 이외수는 책을 열 때는 70이 조금 넘은 나이였는데 책을 덮었을 때는 7살 어린이로 돌아가 있었다고 적었다. 무공해 채소같이 싱그러운 빛을 간직한 글은 일만 근심을 사라지게 하는 신통력이 있다고 했다.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들이 읽는다면 세상은 훨씬 더 정직하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시인 조석구는 “푸른솔초등학교 4~6반은 말놀이교실이다. 상상계단 언저리의 연상교실이다. 음악실이었던 이 교실에는 구석구석 밝은 음표가 떠다닌다.”라고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