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대논쟁, 역사를 읽는 새로운 접근법
1장 항전이냐 항복이냐
: 위만조선의 운명을 건 토착 세력과 이주민의 논쟁
유목민족과 중국의 시소게임 | 16세 황제, 위만조선을 침공하다 | 토착 귀족, 위씨 왕실에 반기를 들다 | 1이 아니라 3분의 1 | 삼한이 다스리는 삼신의 나라 | 투항이냐 항전이냐, 위만조선의 분열 | 순체가 촉발시킨 대논쟁
2장 신선교냐 불교냐
: 신라의 위기 탈출을 도운 사상 논쟁
고조선에서 고구려로 계승된 신선교 | 고구려의 전략 수정과 신라의 위기 | 하늘의 뜻으로 다스려진 고대국가 | 불교, 기적 대신 정치를 불러오다 | 신라는 왜 불교 공인에 늦었나? | 법흥왕과 이사부의 대논쟁 | 사상 개조로 통일의 기반을 닦다
3장 서진이냐 남진이냐
: 고구려의 대외 팽창을 둘러싼 논쟁
5호 16국 시대의 개막과 한반도의 팽창 | 장수태왕의 결단 | 동아시아 최강 수나라의 굴욕 | 뒤바뀐 승자와 패자 | 을지문덕은 왜 역사에서 갑자기 사라졌을까? | 고구려를 휩쓸고 간 대논쟁 | 당나라, 야욕을 드러내다 | 당태종에게 선전포고한 고구려 관원 해라장 | 연개소문, 서쪽으로 방향을 틀다
4장 혈통이냐 실력이냐
: 고려 지배 세력의 성격을 뒤바꾼 논쟁
개천에서 용 나는 나라 | 혈통이 지배한 종전의 관료 선발 방식 | 주름살 임금 혜종과 고려 초의 혼란 | 호족의 나라 고려 | 조심스러운 광종 | 군주의 사람을 뽑다 | 동아시아 정세와의 연동 | “신이 사는 집이 좀 넓으니 바치고자 합니다” | 피의 숙청 | 무사 중심 사회에서 문신 위주의 사회로
5장 대륙이냐 반도냐
: 조선사상 일천년래 제일대사건
“민족의 성쇠는 사상의 추세가 어떠한가에 달려 있다!” | 9~12시 국가에서 0~3시 국가로 | 김함보·권행 부자의 엇갈린 운명 | 동북 9성의 반환과 여진족의 최강자 등극 | 옛 하인의 출세에 자극받은 평양 사람들 | 이자겸의 쿠데타와 인종의 반격 | “서경으로 천도하면 36개국이 고개
한국사를 읽는 새로운 접근법, 대논쟁
흔히 역사의 시대를 구분하는 방법으로는 고대, 중세, 근대, 현대의 서양식 구분법이나 고려시대, 조선시대처럼 왕조의 명멸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여기에 대논쟁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더한다. 대논쟁을 기준으로 역사를 살펴보면 기존의 방식으로는 접할 수 없었던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 사회의 주도세력들이 그 시대를 대표하는 사상과 논리로 맞붙은 대논쟁은 해당 사회의 구조와 모순, 변화의 방향 등을 여실히 드러낸다. 한나라의 공격을 앞두고 항전과 항복의 기로에 선 위만조선 내부의 논쟁이 위만조선의 통치 체제와 그 한계를 드러내고, 과거제 도입을 둘러싼 고려 광종 대의 정치 공방이 호족 중심 체제의 문제와 이후 지배 세력의 변동을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다.
때로는 대논쟁 그 자체가 시대를 대변하기도 한다. 조선의 지배 세력이었던 사림들의 논쟁이 그렇다. 일제 식민사학자들은 붕당정치와 사림의 정쟁을 조선 망국의 근원이라고 매도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한국 역사상 최초의 ‘생각하는 지배층’이었던 사림은 무력 투쟁 대신 논리와 도덕성의 우위를 정권 획득의 원천으로 삼았다. 이와 기의 선후, 상복 착용의 기간 등은 백성들의 어려움을 외면한 공리공론이 아니라 그들의 통치 철학을 담은 근원적인 쟁점이었던 것이다.
대논쟁의 흐름을 살피는 일은 그간 풀리지 않던 역사의 수수께끼나 의문에 명쾌한 해답을 주기도 한다. 고구려의 명장 을지문덕은 왜 살수대첩에서 대승을 거둔 직후 역사에서 자취를 감추었는지, 동북아 최강국이었던 고구려가 연개소문 사후 그토록 허망하게 무너진 이유는 무엇인지, 고종과 개화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선은 왜 근대화를 이루지 못하고 일본의 식민지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등이 속 시원하게 해명된다.
이 책은 각각의 논쟁과 논쟁 사이에 있었던 역사의 흐름도 함께 검토한다. 아홉 개의 논쟁을 매개로 한국사 전체를 통사적으로 다루는 것이다. 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