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뒤를 바라보다
서론: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한다는 것
1. 용서는 이해한다는 뜻일까
이해한다면 용서할 수도 있을까
죄의 경계: 의지인가, 광기인가
사회적 터부: 여성은 욕망을 품어서는 안 된다
철학적 이해: 악이란 무엇인가
수수께끼 같은 타자와 용서의 힘
딸을 죽인 살인범을 용서할 수 있을까
2. 용서는 사랑한다는 뜻일까
사랑의 힘이 어디까지 미칠까
용서는 신용 대출이다
보답의 논리: 참회를 하라!
조건 없는 부채 탕감이 가능할까
무조건적인 사랑과 무조건적인 용서
용서는 비생산적 소비일 뿐일까
생명과 용서: 자식은 부모에게 무슨 빚을 졌나
나는 나를 용서할 수 있나
3. 용서는 망각한다는 뜻일까
이제 나는 기억하고 싶지 않다
힘든 과거를 정말로 놓아주려면
기억하는 사람만이 잊을 수 있다
죄를 물려줄 수 있을까
자기 치유: 나는 그를 용서했습니다
망각을 통한 평화 구축
용서는 나만이 할 수 있다
영원히 용서할 수 없는 형이상학적 죄에 대하여
낫지 않는 상처: 홀로코스트 생존자와 나눈 대화
에필로그: 열린 문
감사의 글
미주
참고 문헌
용서는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엄마에게 버림을 받고 유년 시절부터 용서가 무엇인지, 죄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했다. 엄마를 이해하면 용서할 수 있을까? 엄마를 사랑하니까 용서해야 할까? 잊지 않아서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이 책의 큰 챕터가 여기에서 출발한다. ‘용서는 이해한다는 뜻일까?’, ‘용서는 사랑한다는 뜻일까?’, ‘용서는 망각한다는 뜻일까?’ 이 세 가지의 질문을 하면서 저자는 우선 용서라는 이상적 개념을 현실적으로 냉철하게 분석하고 객관화한다. 또한 용서의 철학적 족적을 추적하고 홀로코스트와 같은 반인류적 범죄 사건에서 살아남은 피해자들을 직접 찾아 나서는 등 복수의 영역에서 용서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용서는 인간이 마주하게 되는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에 속한다. 하지만 용서는 우리의 숙제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가진 능력이다. 용서하지 않은 사람은 아마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해서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럼으로써 줄곧 뒤를 돌아보고 자신의 미래를 잃어버리게 된다. 애써 망각하려는 사람은 더 나은 삶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잃어버린다. 기억과 환기를 통해 똑같은 일을 다시 반복하지 않고 화해와 가능성의 세계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오랜 추적 끝에 마침내 결론을 내린다. 용서란 결국 자기 구원의 행위라고.
용서의 왕도는 없지만, 어떠한 용서도 최종적일 수는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용서가 가능한지, 아니면 불가능한지를 판단하기 위해 두 명의 유대인 사상가를 인용한다. 바로 자크 데리다와 한나 아렌트다. 한나 아렌트는 이성으로 이해한다고 해서 다 용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한나 아렌트에게서 해답을 구하려 했다. 하지만 한나 아렌트의 용서 개념은 철저하게 합리성의 경계 안에 머무른다. 제아무리 간청하더라도 용서할 수 없는 것은 용서되지 않는다. 나아가 애당초 용서의 가능성을 고민하려면 죄인의 참회가 조건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저자는 질문한다. 과연 참회는 언제 진실한가? 참회를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