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서문: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
1부 정체성 형성 과정이 달라졌다
1장 정체성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정체성이 있는가
정체성은 동화와 분리라는 양 극단의 긴장지대에서 만들어진다
우리는 우리의 뇌가 아니다
가족 서사와 민족 서사
자존감과 자기혐오
우리가 습득하거나 습득하지 않은 가치관 및 규범들
공격성과 공포, 동일성과 차이의 균형
정체성은 이데올로기다
2장 윤리
자아실현에서 자기부정까지
고대의 윤리: 좋은 관습이 좋은 성격이다
기독교의 윤리: 인간은 철저히 나쁘다
급진적 프로테스탄트, 급진적 상인, 급진적 과학자의 탄생
초월성과 자기부정의 의미와 효과
3장 인간과 과학(학문
불변성에 대한 믿음이 깨지다
유토피아의 꿈
진화를 진보로 착각하다
측정 가능성, 향상 가능성
종교의 기능을 물려받은 과학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강박
개인의 진짜 본성을 만개시키는 계발
4장 본성이라는 신화
생물학과 유전학의 극단적 전용
본성이냐 양육이냐
윤리와 생물학을 제대로 이어보자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곱다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긴장 혹은 균형
그렇다면 본성은?
막간: 심리장애는 사회적인 것이다
2부 우리의 가장 나쁜 측면을 장려하는 사회
5장 엔론 사회
역사상 가장 잘 살지만 가장 기분이 나쁜 사람들
새로운 서사: 신자유주의
신자유주의 능력주의: 그렇게 똑똑한데 왜 돈을 못 버니
경제의 옷을 입은 사회진화론
지식 공장이 된 대학
건강 기업이 된 병원
품질은 왜 이렇게 떨어지는가
사회적 결과들
6장 새로운 세대의 정체성
광고와 언론의 메시지가 만들어낸 새로운 세대의 정체성
이전까지 도덕적 발달의 일반적 과정
공갈젖꼭지를 못 뗀 아이들
만들거나 부수거나
공동체 윤리가 사라진 곳에 계약서가 들어서다
개인과 조직 간의 부정적 사이클
새로운 인성의 특징
무기력한 자유로움
7장 장애를 대량생산 하는 사회
심리학자들은 왜 모두 의사가 되려고
점점 더 많아지고 잔혹해지는 심리장애의 징후들, 그 원인은 무엇인가?
왕따에서 묻지마 살인, 총기난사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전의 공격성과는 질적으로 다른 심리적 증상들이 늘어나고 있다. 저명한 정신분석학자 파울 페르하에허는 그 원인을 신자유주의 시스템이 우리의 정체성 형성 과정, 인성 발달 과정을 완전히 뒤집어놓은 데서 찾는다. 철학사와 윤리학사, 종교사에서부터 뇌과학, 동물행동학, 정신분석학, 그리고 언론 기사들과 개인적인 체험을 오가며 명쾌하게 입증해낸다. 그리고 이것이 왜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 ‘내 아이의 일’인지 섬뜩하게 납득시킨다. 또 이를 극복할 개인적이고도 공동체적인 대안을 모색해본다.
우리는 인간의 가장 나쁜 측면을 장려하는 경제체제 속에서 살고 있다
최근 심리적 문제의 양상들이 이전과 다르다는 것, 더 심각해지고 더 다양해지고 더 많아졌다는 것은 피부로 느껴지는 사실이다. 이전보다 더 고비용의 보육과 교육을 받는 아이들은 이전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공격성과 부적응을 보인다. 모범생으로 분류되던 아이가 교실에 폭발물을 설치하는 일이 일어나고, 왕따와 이지매가 발생하는 연령대는 점점 낮아져 이제 유치원에서도 폭력 문제를 고민할 정도다.
게다가 이런 심리적 문제의 파장은 대단히 폭넓게 사회 전반을 아우른다. 육아는 놀라울 정도로 편리한 발명품들에도 불구하고 이전보다 더 힘들어졌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직원들은 직장에 대한 만족도나 충성도가 이전보다 떨어진다. ‘팀 정신’을 향상시키기 위한 수많은 경영기법들이 개발되고 적용되지만, 실제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형편없이 팀웍이 떨어지고 잘해야 같이 시스템을 욕하는 정도에서 동료애를 확인할 뿐이다. 기술의 눈부신 발전 속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거의 모든 소비재의 질은 점점 떨어진다. 외식업계와 식품업계가 온갖 메뉴를 개발하지만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적어지고 비용도 점점 비싸진다. 문화상품들은 큰돈을 투자해 겨우 ‘추억팔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