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나 병자가 먹는 것으로 인식되던 자연식품이 주류로 진입하기까지의 과정 추적
기본적인 정의에 따르면, 자연식품은 최소한으로 가공되거나 첨가된 식품을 의미한다. 150년 넘는 시간 동안 자연식품의 소비자는 보디빌더와 히피, 자연치유 신봉자들로 국한되었고, 의료계와 식품 생산자들은 그들을 괴짜, 까탈스러운 사람, 위험한 돌팔이로 일축하곤 했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자연식품에 대한 지지가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지난 20여 년 동안에는 자연식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대형 유기농 상점이 대거 생겨난 것은 물론, 병원, 학교, 직장 구내식당 같은 주류 기관에서도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광고하게 되었다. 또한 자연식품은 단지 하나의 물질적 재화가 아니라 자연에 대한 존중, 식품 생산의 산업화에 대한 반대, 자연식품의 건강 우위성에 대한 믿음이라는 철학을 담고 있는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존중받기 시작했다.
이 책은 문화적 변두리였던 자연식품이 주류사회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선택으로 탈바꿈한 과정을 분석한다. 이 책의 저자 로라 J. 밀러는 놀랍게도 이러한 전환이 가능했던 이유가 바로 기업의 참여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연식품 기업이 자연식품 산업에서 개진해 온 노력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 기업과 사회운동의 협업으로 성장한 자연식품의 역사
기존 사회운동 연구에서는 사회운동과 기업을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것으로 간주해 왔다. 따라서 기업이 운동에 참여할 경우 운동의 순수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밀러는 민간 기업이 항상 운동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특히 자연식품 산업과 같이 주변부에 위치한 산업에서는 기업이 운동의 적극적인 참여자가 될 수 있으며, 기업이 재정을 지원하고 운동의 연속성을 보장함으로써 운동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저자는 사회운동을 분석하는 새로운 렌즈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운동 이론의 폭을 넓히고 수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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