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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비극의 군인들 : 근대한일관계사의 비록秘錄 (양장
저자 이기동
출판사 일조각
출판일 2020-07-30
정가 42,000원
ISBN 9788933707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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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판 서언
초판 서언

Ⅰ 일본 육사 출신의 계보
Ⅱ 일심회의 야망
Ⅲ 고종 황제와 이토 통감의 확집
Ⅳ 추정 이갑
Ⅴ 김광서의 꿈과 모험
Ⅵ 비극의 장군 홍사익
Ⅶ 이우 공, 저항의 생애
Ⅷ 계림회 시말기

부록 일본 육군사관학교 졸업생 명부
청운의 꿈을 안고 떠난 조국, 팍팍한 현실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외국으로 유학을 떠나며 타국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창창한 앞날을 꿈꾸지 않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조선 말기 일본 육군사관학교로 진로를 정한 청년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1882년 박영효의 수행원이 처음으로 육군사관학교 유년과정에 입교한 것을 시작으로 조선의 청년들 상당수가 각자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일본으로 건너갔다. 어떤 이는 근대식 군대의 핵심이 되어 외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어떤 이는 입신출세를 하여 이름을 떨치고 집안을 일으키려고, 어떤 이는 암울한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고향을 떠났다. 처음에 그들은 모두 이 학교에서 끝까지 버티고 신문물을 배워 조국으로 돌아가면 꽃길이 펼쳐지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미래는 그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일례로 조국의 정정불안 탓에 겪어야 했던 생활고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앞날에 깊은 절망감을 느낀 초기 유학생 박유굉은 졸업 1년을 앞두고 자결하였다. 그 후에도 자국 내 권력의 향방에 따라 정부는 청년들에게 유학을 장려하기도 하고 귀국명령을 내리기도 하는 그야말로 예측불가의 시간이 계속되었고, 급기야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에 보수적인 정부의 전복을 꿈꿨다가 처형당하거나 귀양 가는 신세를 면치 못한 이들도 있었다.

시대에 휩쓸려 간 제각각의 인생
모든 유학생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감행하거나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한 건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괴로움과 고충이 경감되는 것은 아니었다. 심지어 학교에서는 식민지에서 온 학생이라는 이유로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고, 조국에서조차 그들을 크게 반기지 않았다. 진급이나 더 큰 출세를 바라는 건 욕심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어린 학생들과 젊은 군인들은 걷잡을 수 없는 세파에 휩쓸렸고, 때로는 시시각각으로 조여 오는 전쟁의 위협에 내몰리기도 했다. 따라서 망국의 신민이 되었을 때 결심했던 대로 임관한 뒤 독립운동에 전념한 사람도 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