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한다는 의미를 아이들 눈높이로 쉽고 따뜻하게 그린 작품
안개가 깔린 듯한 넓은 숲속에 노란 꽃잎이 활짝 피어 있는 꽃나무 두 그루가 있고, 그 사이에 눈이 또롱또롱한 까만 토끼와 하얀 토끼가 사이좋게 앉아 있다. 두 마리 토끼는 모양도 다르고 색도 다르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둘을 따로 떼어놓을 수 없을 만큼의 따뜻함이 배어 있다. 둘은 날마다 폴짝 휙 깡충 넘기 놀이와 숨바꼭질과 도토리 찾기 같은 놀이를 하고 밥을 먹고 물을 마신다. 날이 저물면 헤어지기 아쉬워하며 각자의 잠자리로 돌아갔다가 날이 밝기가 무섭게 숲으로 튀어나와 함께 지낸다. 두 마리 토끼는 날마다 반복된 생활을 하면서도 즐거워한다.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무엇을 하면 즐거워할지 생각하고, 서로 하고 싶어 하는 일에 조건을 달지 않고 할 수 있게 도와주면서 믿음을 쌓아 나간다. 그러다 까만 토끼한테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고민거리가 생긴다. 까만 토끼의 고민거리는 하얀 토끼와 어떻게 하면 평생 같이 살 수 있을까,이다. 어느 날, 하얀 토끼에게 까만 토끼가 “넌 내 삶의 전부야.” 하고 고백을 하자, 하얀 토끼는 너무나 기뻐한다. 까만 토끼에게 꼭 듣고 싶었던 말을 들어서이다. 하얀 토끼와 까만 토끼는 결혼 선물로 꽃을 주고받고, 숲속의 많은 동물들에게 축복을 받으며 결혼을 한다. 화려하거나 떠들썩하지 않고 간소하고 깔끔하게 한다.
《토끼의 결혼식》은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이 단 하루에 일어난 일처럼 구성되어 있다. 몇 페이지를 넘겨도 같은 상황과 같은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지루해서 페이지를 건너뛰게 되지 않고 오히려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고 기대하게 된다. 처음엔 까만 토끼의 소원이 궁금해지고 그 다음엔 하얀 토끼가 까만 토끼의 소원을 들어 줄 것인지가 궁금해진다. 그 다음엔 하얀 토끼의 대답을 기다리는 까만 토끼만큼 긴장하게 되고, 하얀 토끼가 까만 토끼의 소원을 들어 주는 순간 긴장이 풀린다. 어린이들은 까만 토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