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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경서 친구 경서
저자 정성희
출판사 책읽는곰
출판일 2016-08-18
정가 11,000원
ISBN 9791158360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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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는 경서, 맞는 경서, 함께 폭력에 맞서다!
나, 강경서, 주먹만큼은 남자애들한테도 빠지지 않는다.
박진철을 닥치게 하는 데도 주먹만 한 것이 없다.
녀석이 먼저 깐족거렸으니 맞아도 싸다고 생각한다. 아니, 생각했다.
그런데 서경서와 가까워진 뒤로 전처럼 주먹을 휘두를 수가 없다.
서경서와 박진철이 자꾸 겹쳐 보이는 까닭이다.
서경서의 몸과 마음에 보랏빛 멍을 아로새긴 그 사람과
나 자신이 자꾸 겹쳐 보이는 까닭이다.
나도 그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 아닐까?
똑같은 짓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강경서는 반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싸움꾼이다. 그렇다고 아무한테나 이유 없이 주먹을 휘두르진 않는다. 박진철 패거리에게 얕보이지 않으려고, 더는 지분거리지 못하게 하려고, 자신과 친구들을 지키려고 주먹을 드는 것뿐이다. 담임의 귀염둥이이자 학부모회장의 아들인 박진철에게 밀리지 않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주먹밖에 없으니까.
경서가 처음 박진철에게 주먹을 휘두른 건 친구 영라 때문이다. 박진철이 영라의 브래지어 끈을 마구 잡아당기며 아줌마라고 놀리는 꼴을 그냥 보아 넘길 수가 없었던 것이다. 누구한테도 지고는 못 사는 녀석이 여자애한테 맞고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줄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경서는 걸핏하면 시비를 걸어오는 박진철을 상대하느라 온몸에 멍이 가실 날이 없다. 담임은 사정도 모르면서 경서를 사고뭉치 취급한다. 엄마는 한 번만 더 싸우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하지만 경서는 후회하지 않는다. 제 행동이 잘못됐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박진철이 다시는 기어오르지 못하게 작신작신 밟아 주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담임이 뭐라고 하던 제 행동은 정당하고 또 정의로우니까.
그런데 자신과 이름이 같은 전학생 서경서의 비밀을 알게 된 뒤로 전처럼 주먹이 막 나가지 않는다. 서경서가 제 몸에 손만 갖다 대도 질색하는 이유, 친구들 앞에서 체육복 갈아입기를 꺼리는 이유, 걸핏하면 감기 몸살을 핑계로 결석하는 이유를 알게 된 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