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다가 네 마음을 외면하지 마.”
유설화는 질문하는 작가입니다. 《슈퍼 거북》을 시작으로 ‘나답게 산다는 건 뭘까?’, ‘가족이 뭐지?’, ‘행복은 뭘까?’, ‘내 존재 가치를 왜 남들이 판단하는 거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또 독자에게 던져 왔지요. 그런데 이 책에서만큼은 질문이 아니라 ‘답’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사실 ‘경주에 진 토끼는 어떻게 됐을까?’ 하는 질문은 어린이들보다 작가가 더 먼저 품어 왔습니다. 처음 《슈퍼 거북》을 구상할 때 작가는 경주에 이긴 거북이와 경주에 진 토끼의 이야기를 나란히 보여 줄 작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자신 있는 일에서 처음 실패를 맛본 토끼의 행보가 좀처럼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토끼는 ‘이미 자기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존재’라는 고정관념이 작가의 눈을 가리고 있었던 탓이지요.
그런데 어린이들을 만나면서 그 눈가리개가 툭 떨어져 나갔다고 합니다. 잘하는 일만 하고 싶어 하고, 못하는 일은 하지 않으려 들고, 칭찬만 받고 싶어 하는, 그럼에도 실패를 피해 갈 수 없는 어린 토끼들이 주변에 가득했던 까닭이지요. 이 어린 토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작가의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재빨라가 깨어나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작가 자신도 한때는 어린 토끼였다는 사실도 떠올리게 되었고요.
《슈퍼 토끼》는 실수나 실패에 대처하는 우리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나 다름없습니다. 부정하고, 분노하고, 체념하고, 예민하게 굴다가 급기야 회피하기까지 하는……. 그럼에도 그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며 응원하게 되는 것은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유머 감각 때문이지 싶습니다. 재빨라의 감정 변화를 세심하면서도 재치 있게 그려내 공감과 웃음을 자아내는 솜씨도 그렇지만, 어린이들이 먼저 발견하고 즐거워할 만한 요소를 구석구석 숨겨 둔 배려도 감탄할 만합니다. 이를테면 《슈퍼 거북》에서 꾸물이의 입장에서 그려졌던 원전〈토끼와 거북이〉가 《슈퍼 토끼》에서는 재빨라의 입장에서 그려집니다. 작가의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