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대결의 역사│프롤로그
·무역전쟁의 근본적 원인
·진화하는 무역전쟁
·역사의 방향을 바꾼 무역전쟁
·반세계화와 세계화의 갈림길에 서서
1부 왕조의 흥망을 좌우한 무역전쟁: 춘추전국시대부터 대항해시대까지
1 춘추시대를 제패한 제나라의 비밀
·병기로 흥하고 식량으로 망한 형산국
·노나라와 양나라를 무너뜨린 환공의 패션
·사슴이 초나라를 무너뜨리다
2 중원의 주인을 결정한 돈의 힘
·송나라와 요나라, 각장에서 진검승부를 벌이다
·만리장성에 평화를 되찾아준 명나라의 쇠솥무역
·청나라의 시조 누르하치의 비수 인삼
3 동양과 서양을 이은 향료무역
·신실함으로도 꺾지 못한 향료의 유혹
·십자군을 조종한 베네치아
·향료무역의 판도를 뒤바꾼 대항해시대
4 ‘바다의 마부’ 네덜란드의 흥망성쇠
·유럽의 바닷길을 장악하다
·포르투갈의 침몰
·최강의 도전자 영국의 ‘항해조례’
2부 전 세계 패권을 뒤흔든 무역전쟁: 대륙봉쇄부터 대공황까지
1 대륙을 봉쇄한 작은 거인 나폴레옹
·육지와 바다를 양분한 프랑스와 영국
·대륙봉쇄로 유럽이 신음하다
·러시아에 무릎 꿇은 황제
2 미국을 남북으로 나눈 아나콘다
·경제적 충돌로 분단된 미국
·스콧의 아나콘다작전과 링컨의 해상봉쇄
·면화대왕이 남부를 배신하다
3 아편 앞에 무너진 은의 제국
·시류를 읽지 못한 청나라의 오만함
·아편을 팔아 은을 빼앗다
·‘중국인 배척법’의 어두운 역사
4 대공황에 정점을 찍은 관세전쟁
·위기가 폭발하다
·불난 집에 부채질한 ‘스무트-홀리 관세법’
·세계 경제가 멈추다
5 은본위제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중국
·‘황금 10년’이 앞당긴 위기
·다시 한번 중국을 뒤흔든 은
·절반의 성공이 된 화폐개혁
3부 바로 오늘의 무역전쟁: 제2차 세계대전부터 미·중 무역전쟁까지
1 또 하나의 세계대전
·세계대전의 배경
·독일의 잠수함이 미국을 깨우다
·“시간은 연합국 편이다”
2 중국을 괴롭힌 일본의 비밀전선
·덤핑으로
‘사재기’에서 ‘봉쇄’로, 다시 ‘관세장벽’으로
진화하는 무역전쟁
책이 소개하는 첫 번째 무역전쟁은 기원전 6세기 춘추시대 천하를 통일한 제나라의 이야기다. 당시 제나라에는 관중(管仲이라는 정치가가 있었다. 그는 돈이든 상품이든 ‘귀해지면 중(重해지고, 흔해지면 경(輕해진다’는 이치를 꿰뚫어 보고, 군주 환공(桓公을 도와 무력이 아닌 경제력으로 주변 국가들을 하나하나 무너뜨려 나갔다. 우선 적국의 특정 상품을 마구 ‘사재기’해 값을 폭등시키고, 관련 상공업만 기형적으로 발전하게 했다. 시기가 무르익어 제나라가 갑자기 수입을 그만두면 값이 폭락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상품으로 손실을 보전할 수도 없게 되었다. 이처럼 기초적 수준의 무역전쟁에 무너진 국가들은 자진해서 제나라 밑으로 들어갔다.
관중의 전략은 이후 역사에서 점점 진화하는데, 그다음 등장한 것이 바로 ‘봉쇄’다. 18세기 나폴레옹의 대륙봉쇄와 미국 남북전쟁의 해상봉쇄가 좋은 예다. 나폴레옹은 숙적 영국을 쓰러뜨리기 위해 대륙봉쇄를 명했다. 유럽 국가들과 어떠한 무역도 하지 못하게 막은 것이다. 미국 남북전쟁에서 북부도 미국 동남부 해안을 철저히 지켜 남부가 유럽 국가들과 무역하지 못하게 막았다.
미국은 20세기 중반에도 다시 한번 봉쇄에 나섰다. 다만 이번에는 전 세계가 상대였기에 물리적 봉쇄 대신 경제적 봉쇄, 즉 ‘관세장벽’을 사용했다. 즉 1930년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수입관세를 60퍼센트 가까이 높인 것이다. 수입품의 가격이 오르면 국산품을 살 테고, 그러면 경제가 회복되리라는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는 위기를 다른 국가들에 전가한 것으로 곧 집단적 반발에 부딪혔다. 특히 유럽 각국이 관세장벽을 세우며 미국에 반격을 가하는데, 이로써 대공황이 전 세계를 집어삼키게 되었다.
이처럼 무역전쟁은 사재기에서 봉쇄로, 다시 관세장벽으로 끊임없이 진화하며 중요한 역사적 분기마다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는 국가 간 경제적 충돌을 넘어 개인의 죽고 사는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오늘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