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의궤에도 기록되어 있는 화려하고 웅장한 어진 봉안 행렬,
국가의 상징과도 같은 어진이 향하는 7박 8일 간의 여정을 함께 걸어 봅니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어진 봉안 행렬은 서울에서 전주까지 어진을 싣고 지나는 여정입니다. 약 7박 8일 간의 이 기나긴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조선 시대의 임금의 위상과 임금의 초상화인 어진이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새삼 알게 됩니다. 임금의 얼굴을 그린 어진은 단순한 초상화가 아닙니다. 왕실 전체를 상징하는 그림이라 여겨 조선 최고의 화가들 중에서도 어진을 그릴 수 있는 인물은 드물었죠. 조선 시대 최고의 화원으로 꼽히는 김홍도 역시 여러 번 왕실의 화사로 임명됐지만 실제로 어진을 그려본 적은 없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어진을 그리는 것은 까다로운 작업이었습니다. 그러니 이 귀하디 귀한 어진을 싣고 떠나는 여정은 또 얼마나 공을 들여야 할까요? 화려하게 치장을 한 취악대와 근엄한 얼굴로 가마를 보위하는 행렬들을 보면 긴장감이 돕니다. 이야기 속에서 행렬의 중간에 어진을 실은 신연이 망가졌을 때, 그 신연을 고치고자 소희가 한밤중에 몰래 잠입했을 때 우리는 저도 모르게 땀을 쥐며 소희를 응원하게 됩니다. 어진을 담은 흑장궤 역시 아무나 제작할 수 없는 귀한 물건이었습니다. 소희의 아버지는 조선 최고의 소목장으로 소문이 났기에 흑장궤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죠.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의 대대적인 행사였던 어진 봉안 행렬의 긴 여정을 열심히 따라가 봅니다. 때로는 소희가 되어 어진이 들어 있는 가마 신연에도 관심을 가져보고 때론 미운 말로 소희에게 통박을 주지만 은근한 조력자가 되어주는 강이가 되어 멋진 깃발을 드는 후사대의 꿈도 꿔 봅니다.
매서운 바람 속에서도 소박한 꽃을 피우는 인동초처럼
소희의 꿈 역시 많은 난관을 거치며 더 크게 피어납니다.
조선 시대에는 여성의 직업에 대한 제약이 많았습니다. 주로 남성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았고 여성은 현모양처를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