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열고 작품을 바라보면
우리 동네는 미술관이 된다
휑한 공원을 꾸미기 위해 쿠시 선생에게 작품을 의뢰한 동네 주민들은 조각상을 보고 크게 실망한다. 주민들은 저마다 자신의 멋진 모습을 닮은 조각상이기를 바랐지만, 쿠시 선생이 만들어 준 것은 아무도 닮지 않고, 아무것도 닮지 않은 그저 ‘이상한 물건’이다. 주민들은 겨울이 지나면 조각상을 치우기로 한다. 그러니까 조각상과 함께 기나긴 겨울을 나야 한다는 것. 주민들은 바람이 스치는 조각상 곁을 지나다니고, 눈 쌓인 조각상을 곁눈질하며 겨울을 지냈다. 그리고 마침내 봄이 와 따뜻한 햇살이 조각상을 비추었을 때, 주민들은 조각상을 치우는 대신 자연스럽게 조각상 주위로 모여든다. 조각상이 있는 공원이 주민을 모으는 공간이 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 조각상을 보러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도 생겼다. 작품을 감상하려고 미술관에 가는 것처럼.
주변을 돌아보자. 열린 마음으로, 반짝거리는 눈으로. 내 시선이 닿는 바로 그곳에서 ‘작품’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 순간 내가 선 이곳은 그대로 미술관이 된다.
이게 뭐지? 무엇인지 알아볼 수 없는 이런 것도 조각일까?
쿠시 선생이 만든 조각상을 보고 동네 주민들은 깜짝 놀랍니다. 주민들은 저마다 멋진 자신의 모습을 닮은 조각상을 기대했는데, 완성된 조각상은 주민들 중 누구의 모습과도 닮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닮기는커녕 무엇인지 알아볼 수도 없는 이런 이상한 물건도 조각일까요?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주민들은 잠시 이 조각상을 공원에 두기로 합니다. 하지만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치울 생각이에요.
쿠시 선생이 만들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쿠시 선생이 만든 것이 무엇이기에 주민들이 깜짝 놀란 것일까요? 쿠시 선생은 공원에 재료만 가져다 두고는, 강에서 물놀이를 하고, 잔디밭에 누워 빈둥거리기만 했어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완성한 것이 그 조각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