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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죽음을 배우는 시간 : 병원에서 알려주지 않는 슬기롭게 죽는 법
저자 김현아
출판사 창비
출판일 2020-07-10
정가 17,000원
ISBN 978893646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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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시작하며
프롤로그 어느 하루의 시작

1장 죽음의 장면
1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지 못한 의사
2 생사의 갈림길에서
√ 의료인문학 수업 I

2장 백세시대
3 왜 우리는 이렇게 죽게 되었을까?
4 노화에서 죽음으로
5 생로병사의 이유를 찾지 마세요
√ 의료인문학 수업 II

3장 죽음 비즈니스
6 왜 의사들은 죽음 앞에서 거짓말을 할까
7 연명의료결정법 사용설명서
8 중환자실에서 생기는 일
9 법률 서커스
√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준비하며

4장 좋은 죽음, 바람직한 죽음
10 죽음의 미래
11 어떤 죽음
12 집에서 죽고 싶어요

에필로그 나의 엔딩노트
자연사도 치료합니다

몸이 쇠할 대로 쇠해져서 스스로 팔다리도 못 움직이고 밥도 누가 도와줘야 먹는 지경이 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중년 이후 이 무서운 상상을 머릿속에 떠올려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개 오래 생각하지 않고 마치 재수 없는 상상이라도 한 듯 바로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기 일쑤다. 어떤 죽음이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무수히 다양한 생각이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가 지켜보는 가운데 집에서 평온하게 눈감는 것을 최선으로 여기지만, 그런 행운은 극소수에게만 주어진다.
100년 전만 해도 마흔살 남짓했던 인류의 평균 수명은 최근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인체의 기능은 거의 그대로인데, 사용 기간만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저자는 현대의학이 인간의 수명 연장과 삶의 질 향상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지적한다. 말기 질환에 시달리던 환자가 결국 병원에서 숨을 거두게 되는 경우 의료인은 남은 가족과 슬픔을 나누고 이들을 위로하는 것이 인도적일 것이다. 그러나 현대 의료 시스템 속에서 의료진은 환자의 삶의 질과 죽음의 질을 최우선으로 하기보다는 보호자에게 질책을 피하기 위한 선택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더 나아가 병원의 정기적인 사망집담회에서 비난받을 일은 없는지 살피고, 심지어는 병원 평가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지까지 따져야 한다. 이런 시스템은 점점 더 의사들이 죽음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보기 어렵게 만든다. 사망의 전 과정을 온갖 진단명으로 세분화하고, 그때그때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데 급급해지는 것이다. 밥을 잘 먹지 못하면 억지로 영양을 공급하고, 숨을 잘 쉬지 못하면 기도삽관을 한다. 인간 사망의 자연스러운 단계가 모두 처치 가능한 질환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이러한 ‘죽음의 의료화’(medicalization of death는 환자와 가족에게는 고통의 연장과 경제적 손실을,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제한된 의료자원의 낭비를 안긴다.

연명의료결정법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한국에서 완화의료나 임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