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의 두근두근 소원
이 책은 1학년 남자아이가 주인공입니다. 면지에 제시된 일기장에서 아이의 일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아이는 방울토마토 모종을 화분에 심었네요. 그리고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은지라는 아이가 방울토마토를 좋아할지 궁금하고요. 이어진 첫 장면에서 남자아이는 방울토마토 화분에 물을 주면서 요즘 ‘소원’이 하나 생겼다고 털어놓습니다. 소원이 무엇인지는 알려 주지 않지만, 소원 때문에 꽤 고민스럽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는 가족들에게 소원을 이룰 수 있는 여러 가지 팁을 얻지만, 번번히 실패합니다. 책 속 주인공들처럼 소원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상상하지만, 현실에선 어림없다며 낙담하고요. 아이는 그저 계속 소원을 마음속에 새기며 기다려 보기로 합니다.
이 책에서 주인공 아이가 소원에 대해 고민할 때마다 옆에 함께 있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바로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과 얼마 전 심었던 ‘방울토마토’입니다. 반려견은 아이의 고민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능청맞고 태평스럽습니다. 아이가 마치 걱정하면 ‘뭐 해?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지.’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반면 방울토마토는 마음속에서 자라는 소원처럼 무럭무럭 자라며 늠름히 아이 곁이 지켜 주는 친구 같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는 내내 궁금합니다. ‘과연 이 아이의 소원은 무엇일까?’ 소원은 책 뒷부분에 어렴풋이 드러납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학교 생활을 처음 시작한 아이답게 귀엽고 소박한 소원이지요. 뭔가 심각하고 대단한 소원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 들어가, 첫 짝꿍을 만난 1학년 남자아이에게 ‘이 소원’이야말로 충분히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 아닐까요? 학교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하정산 작가이기에 이런 아이의 솔직하고 귀여운 마음을 그림책으로 그려 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작품 곳곳에 일기 쓰기, 숙제 검사, 줄넘기 같은 1학년 교과 과정에 맞는 일상적인 학교 생활이 생생하게 담겨 아이들이 더욱 공감하며 볼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