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철학을 초월한 유기적 일원론으로서 인지학(Anthroposophy
슈타이너는 ?자유의 철학?에서 당대 여러 철학 사조들을 성공적으로 극복한다. 그는 괴테의 일원적 세계관과 니체의 니힐리즘 비판을 계승하며 칸트를 비롯해 모든 이원적 이성중심주의를 철저하게 비판했다. (그가 두 사상가를 계승했음은 ?자유의 철학? 출간 이후 니체와 괴테의 유고집 정리 작업을 수년간 했고 니체에 대해서는 ?자유의 투사 니체(Fighter for Freedom Nietzsche?(1895년, 괴테에 대해서는 여러 논문과 책을 남기지만 대표적으로 ?괴테의 세계관(Goethes anschauung?(1897년에서 잘 밝히고 있다. 뉴턴, 칸트, 쇼펜하우어가 ‘이원론적 이성중심주의’적인 현대철학의 주류를 이루었다면 그 맞은편에 괴테, 니체, 슈타이너로 이어지는 ‘유기일원적 세계관’의 흐름이 있었다는 사실이 이 책 이해의 배경으로 중요하다. 그 흐름 위에서 자신의 고유한 사상 세계를 구축한 슈타이너의 ?자유의 철학?은 최소한 다음 두 가지 점에서 현대 사상사에 기념비적인 의미가 있다.
첫째, 슈타이너는 이 책을 통해 근대철학이 스스로 설정한 여러 한계를 뛰어넘었다. 칸트는 인간의 인식이 감각 경험에 기초한 직관과 이를 이어받은 개념으로 이루어진다는 근본 성격 때문에 물질세계의 ‘물자체’는 알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했다. 인류사에 보편가치로 여겨졌던 진/선/미 중 진리 인식의 가능성을 부정한 것이다. 그에게 진리에 가까운 최선의 앎은 개념에 의해 보편성이 부여되고 실천이성에 의해 사회적으로 합의된 ‘도덕법칙’일 뿐이다. 도덕법칙과 ‘숭고’한 미의식이 진리에 대한 불가지론의 대체재이자 위안이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슈타이너는 이에 대해 근본적인 비판을 가한다. 그는 이미 괴테가 행했던 것처럼 ‘감각 지각’이 앎의 출발점임을 ‘관찰’과 ‘사고’의 작용으로 논증한다. 나와 세계, 주체와 대상의 이원적 분리 자체가 오류임을 밝힘으로써 진리 인식 가능성을 되살린다. 그리하여 이 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