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물결 속에서 (양장
저자 메리첼 마르티
출판사 봄의정원
출판일 2020-08-25
정가 14,000원
ISBN 9791187154990
수량
서로 달라도 친구가 되는 방법

서로 다른 두 아이가 있다. 한 아이는 옷을 훌렁 벗어 던지고 물속으로 헤엄쳐 들어가는 활발한 아이, 또 한 아이는 홀로 튜브를 타고 떠 있으면서 친구들을 바라보는 조용한 아이다. 활발한 아이는 함께 모래밭에서 놀자고 다가가지만 튜브를 탄 아이는 그냥 물에 떠 있는 게 좋다고 거절한다. 활발한 아이는 머쓱해하면서도 바닷가로 나와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공놀이를 한다. 하지만 자꾸만 눈은 바다에 떠 있는 아이를 향한다. 튜브를 탄 아이 역시 함께 놀기를 거절하지만 막상 친구가 헤엄쳐 바닷가로 나갈 때는 작은 한숨을 내쉰다. 두 아이 사이의 거리는 좁힐 듯 좁힐 듯 잘 좁혀지지 않는다.
그러다 튜브를 탄 친구를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 끝에 왜 함께 놀기를 거절했는지 알게 하는 무언가가 보인다. 그림 한구석에 무심히 놓여 있는 작은 휠체어. 휠체어는 아이에게도 독자에게도 튜브를 탄 아이의 행동을 한 번에 이해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장애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담지도 둘 아이 사이에 어떤 영향을 주지도 않는다. 공놀이를 하던 아이는 엄마 품에 안겨 모래밭으로 나온 아이에게 쑥스러운 듯 다가간다. 그리고 어느새 모래밭에 놓여 있는 빨간 튜브에 걸터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두 아이에게 다르다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 그것이면 충분하다.

자기만의 보물 상자를 가진 아이

<물결 속에서>에는 하나인 듯 두 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서로 다른 두 아이가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수평으로 보여 준다면 튜브를 탄 아이의 이야기는 수직으로 담겨 있다. 마치 이야기 속 이야기처럼. 혼자 물 위에 떠서 친구들을 부러운 듯 바라보던 아이는 어느 순간 튜브를 남겨 놓은 채 바닷속으로 들어간다. 물 밖 세상에서는 걷지도 헤엄치지도 못한 채 휠체어를 타야 하지만 바닷속에서 그 누구보다 자유롭다. 자유로운 몸짓은 자유로운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물고기가 된 아이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