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부 내가 잘했을까요
내일 비 온다는 거야
내가 잘했을까요
별명
딴짓을 하면 안 돼요
어쩌라고?
자운영꽃
살구
참으로 이상한 일
성은이
꾀꼬리가 공부 잘하래요
우리 교실
소풍날 김밥이 모두 일곱 개
이름이 이름이래요
1학년 다섯 명
2부 정말 그런 생각 한 번도 안 해 봤다
환한 얼굴
그러게요
지난밤
정말 그런 생각 한 번도 안 해 봤다
환한 엄마 얼굴
우리 선생님
꽃
이 꽃을 누구에게 줄까
크게 웃다
캄캄한 밤을 주세요
매미야
도시 매미는 밤에도 운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
시골 멧돼지
3부 걷는 소를 만났다
걷는 소를 만났다
콕콕 쫀다
알밤이 나를 때렸어요
쌍둥이
느티나무
달밤
샘으로 가는 길
장날
혼자 먹는 밥
할머니랑 둘이서
다 운다
개구리
심심한 우리 동네
참새들의 하루
4부 내가 모를 줄 알고?
혼자였다
시골 우리 집
빗소리 듣다 잠들었어요
가을
예쁜 내 이름
내가 모를 줄 알고?
은하수를 건넜다
살구꽃
다람쥐와 도토리나무
논다
할머니가 그렇게 말했어요
착해지는 내 마음
옛 마을
5부 아버지의 발소리
콩 세 개
빈 밭에 눈이 와요
할머니 집 마루
들길
옹달샘
애벌레랑 잤습니다
당숙모네 깨밭
싸운 날
할머니는
졸업식 날
할머니의 정신
엄마 아빠 없는 날
아버지의 발소리
작은 산골 마을에서 탄생한 동시
간결하고 편안하면서 담담한 문체로 정직하게 마음을 담아 노래하는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동시집 『은하수를 건넜다』가 나왔다. 40년 가까이 교직에 몸담으며 어린이 곁을 지켜 온 시인. 그의 동심은 일흔이 넘은 지금까지도 쭉 이어지고 있다. 총 5부, 68편으로 이루어진 이 동시집 안에는 절판된 동시집 『내 똥 내 밥』(실천문학사 2005에서 새롭게 고쳐 쓴 시 43편이 함께 담겨 있다. 공부하다가 연필 끝에 내려앉은 잠자리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고(「참으로 이상한 일」, 돌담 밑에서 봉숭아 새싹이 올라오길 기다리고(「정말 그런 생각 한 번도 안 해 봤다」, 개구리가 무사히 길을 건널 수 있도록 지켜 주는(「딴짓을 하면 안 돼요」 등 자연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라볼 줄 아는 다정한 마음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의 마음을 울린다.
무당개구리가 찻길로 나왔어요 / 가던 방향으로 조심조심 뒤를 따라 / 길을 건네주고 허리를 폈습니다 / 무당개구리는 위험을 느끼면 / 몸을 배 쪽으로 또르르 말아 / 검정 무늬가 박힌 진홍색 자갈이 되어요 / 작아도 좀 으스스해요 / 한참을 기다려야 몸을 펴고 폴짝 뛰어요 / 정말, 한참을 잊고 / 기다려야 해요 기다릴 때 / 딴짓하면 안 돼요 ― 「딴짓을 하면 안 돼요」 전문
언제나 어린이 곁에 머물고 싶은 마음
김용택 시인의 동시집에는 그가 가르쳤던 제자들이 자주 등장한다. 교단을 떠난 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지는 시들이 있다. 숙제를 깜박하고 안 해 왔다는 아이에게 ‘임깜박’이라는 별명을 지어 주고(「별명」, 노랗게 익어 가는 살구를 보며 군침 흘리는 아이에게 다 익으면 따서 같이 나누어 먹자고 하고(「살구」, 소풍날 도시락을 안 싸 온 친구를 위해 반 아이들과 함께 김밥을 하나씩 내어 준다(「소풍날 김밥이 모두 일곱 개」. 아이들과 겪은 일을 풀어낸 동시들은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같기도 하고, 그 순간을 오래도록 간직하기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