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사
한글을 창제한 성군, 세종
근대가 호출한 영웅 서사, 이순신
시대를 앞서간 조선 근대인, 허균
조선 근대화의 문을 열다, 박지원
근대과학과 전통 철학을 융합하다, 최한기
동학으로 평등한 세상을 꿈꾸다, 최제우
문명개화와 사회진화론의 선봉장, 유길준
양명학으로 세계평화를 모색하다, 박은식
한국 근대 대중소설의 개척자, 이인직
대종교를 통해 휴머니즘을 말하다, 나철
개화사상의 씨앗을 뿌리다, 서재필
국어문법을 완성하는 길, 주시경
역사란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 신채호
기독교와 동양사상으로 씨알을 살리다, 유영모
어린이에게 ‘사랑의 선물’을 전하다, 방정환
식민지 조선영화의 빛과 그림자, 나운규
동심과 희망을 그리다, 윤극영
경계를 넘는 삶과 문학, 강경애
식민지 조선의 마르크스주의 역사철학자, 신남철
이론과 실천 사이에서 산화한 게릴라 철학자, 박치우
춤추는 몸과 근대의 신여성, 최승희
파격적인 시도로 새로운 사조를 모색한 문학,
격랑의 시대에 맞선 치열한 사상과 철학,
비주류에 과감히 뛰어든 예술,
그야말로 격변의 시대였던 근대 한국!
그 다채롭고 창조적인 시대가 21명의 삶으로 펼쳐진다.
우리나라의 근대라고 하면 일제강점기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의 근대는 단절되었고, 해방 이후에 주입된 서양문물에 의해 수동적으로 근대화와 현대화를 이루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선 후기부터 우리나라는 나름대로 착실하게 근대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외세의 침략과 일제의 노골적인 국권 침탈에도 끝까지 한국의 근대화를 위해 우리만의 새로운 학문을 주창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사람들이 있다. 비록 어떤 인물의 노력은 친일 행위나 월북으로 귀결되기도 했고, 당시로서는 비주류의 분야를 개척하여 역사의 조명을 받지 못하기도 했지만, 여기서는 인물들이 남긴 결과물보다 그 과정과 도전에 집중하여 근대 한국을 지탱해 온 생명력의 뿌리를 찾아가 보려 한다. 21명의 인물이 남긴 사상과 철학, 삶의 모습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근대 한국의 모습을 새롭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조선 시대부터 이어진 진보적 정신
자주적 근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다.
세종은 백성들이 글을 읽지 못해 나라의 행정은 물론, 서로 간의 소통도 원활하지 못하다는 사실에 개탄해 하며 새로운 문자 ‘한글’을 창제했다. 한글에 담긴 진보적이고 과학적인 원리, 애민정신이라는 철학이, 당시 한글로 쓰인 모든 문헌에 깃들었다. 한글에 담긴 우리 민족의 정신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은 주시경에게로 이어져 국어문법을 정립하는 발판이 된다. 이순신의 영웅적인 서사는 근대로 넘어와, 외세의 침탈로 인해 불안감에 떨던 우리 민중에게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허균과 박지원은 전통적인 유교 정신에 반하는 파격적인 행보와 사상을 통해 조선이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그 쇄신의 길을 제시한다.
우리는 외세에 의해 수동적으로 한국의 근대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