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만난 친구, 아일라
마드리드에 사는 도시 소년 카를로스는 여름 방학을 시골 할머니네서 지내게 되었다. 뱃속에 아기를 가지고 있는 엄마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를로스는 동생이 생기는 게 그다지 달갑지 않다. 엄마가 뱃속에 아기를 가지지 않았다면 마요르카로 여행을 가서 삼촌과 함께 요트를 타고 신나게 놀 수 있었을 테고, 온통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있는 시골 마을에서 따분한 하루하루를 보낼 필요도 없었을 테니까.
지루하기만 하던 카를로스의 여름은 아빠와 함께 개울 건너 버려진 버스에 사는 흑인 여자아이 아일라를 만나면서 점차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둘은 사소한 시비로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한밤중에 나타난 무시무시한 괴물을 함께 목격하고 남들은 모르는 둘만의 비밀을 공유하면서 어느덧 가까워진다. 그리고 별이 총총한 어느 저녁, ‘정말 완벽한 순간’을 맞이하며 친구가 된다!
한편 할머니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은 아일라와 아일라 아빠를 마을에서 쫓아내려고 한다. 하지만 아일라의 아빠는 본국으로 돌아가면 원치 않는 전쟁에 끌려가야 한다. 카를로스는 어떻게는 아일라와 아일라 아빠를 돕고 싶은데….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난민 이야기
이 책은 카를로스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는 소중한 진리를 일깨워 준다.
처음에 카를로스의 눈에 비친 시골 마을은 따분하기만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모두 비슷비슷하게 생겨 누가 누군지 구분하지 못한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카를로스는 시골 생활에서 재미를 발견하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마을 사람들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아일라를 바라보는 시선도 계속해서 변화한다. 처음에는 들키고 싶지 않은 순간마다 번번이 나타나는 아일라를 못마땅하게 여겨 텃세를 부리고 바보라고 놀리기도 했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나무나 담장을 사뿐 올라가고 달리기도 빠른 아일라에게 감탄하게 되고, 마침내 아일라 부녀에게 위기에 닥치자 자기 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