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식물 공포 판타지의 등장!
무성한 생장력, 제멋대로 움직이는 칡
한밤중 주민 대피령이 떨어진 비슬 마을, 시훈이는 할머니와 늦둥이 동생 시아와 함께 대피하지만 동생의 애착 담요를 챙기지 못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애착 담요를 가져오라며 떼를 쓰는 시아를 위해 시훈이는 홀로 마을로 향한다. 그런데 도착한 마을 입구에는 군인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제초제로 인해 흙이 오염되어 제거 작업 중이라는 군인들의 말은 어딘가 석연치 않다. 더불어 발을 돌리는 시훈이를 붙잡는 강력한 목소리. “내 뇸뇸이! 시아 뇸뇸이 필요해!”(16면 그렇다. “동생의 애착 담요를 챙기지 못한 자에게 물러날 곳은 없었다.”(같은 면
시훈이는 군인들의 눈을 피해 강물을 헤치고 마을로 진입하는데, 도착한 그곳은 시훈이가 알던 비슬 마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늪에 빨려 들어가는 사람이 내뻗은 마지막 손끝처럼,
십자가는 하얀 모서리만 겨우 내놓고 있었다.
집들과 축사, 비슬 상회, 마을 회관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본문 19면
마을을 온통 뒤덮은 칡넝쿨, 이 칡에는 무성한 생장력 말고도 무언가 다른 점이 있다. 그건 바로 칡넝쿨들이 제멋대로 움직인다는 것. “누군가 멀리서 칡 줄기를 잡아당기기라도 하는 듯 슥슥 어디론가 끌려가는”(28면 칡들은 한층 기괴한 모습으로 시훈이를 옥죄어 온다. 괴물 칡에 쫓기는 한편으로 홀로 남은 줄 알았던 마을에서 마주친 청아 이모는 ‘피 묻은 칼’을 들고 “핏물을 뒤집어쓴 얼굴”(39면로 시훈이의 뒤를 쫓는다. 과연 시훈이는 괴물 칡과 청아 이모를 피해 무사히 가족들에게 돌아갈 수 있을까?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진 해 봤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용기
봉쇄된 마을에 홀로 남은 소년, 『칡』은 고립된 상황에서 죽음의 위협을 느끼는 공포를 생생하게 그린다.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흔한 사물, 동식물이 갑자기 나를 위협한다면?’이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이 소설은 일상에 녹아 있는 공포의 씨앗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