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대장이 된 머슴
안규홍 「안담사리」
안규홍은 머슴 출신으로 빈농과 머슴들 모아서 관동 출신 의병들과 거병한 의병대장입니다. 담사리는 머슴의 전라도 방언으로 사람들은 안규홍이 이끄는 의병부대를 담사리 부대로 불렀습니다. 담사리 부대는 지리적인 이점과 상황을 최대한 이용한 기습 공격이나 유인하여 요격하는 형태를 취했습니다.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지만 토착 농민이 중심이 된 전형적인 평민 의병부대였습니다.
더불어 담사리 부대는 엄격한 군기를 갖추고 농민들의 지지를 받는 의병부대였습니다. 1908년 4월 거의 직후부터 1909년 10월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수십 차례의 항일투쟁을 전개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무기도 낫과 같은 농기구나 군도, 죽창, 화승총 등 재래식 무기뿐이지만 항일투쟁이 거듭되는 과정에서 구입하거나 일본군으로부터 무기를 탈취해 화력을 갖추고 일제에 타격을 가하게 됩니다.
하지만 일제도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면서 선생의 의병부대를 탄압하여 갔습니다. 특히 남한대토벌작전을 통해 육지는 물론 해상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포위선을 구축해 토끼 몰이식으로 전남 의병을 탄압하기 시작합니다. 이로 인해 적극적인 반일투쟁에 앞장섰던 안규홍은 결국 부대에 해산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본래 의병을 일으킨 것은 국가를 위허고 민생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디. 천운이 일정하지 못허고 적의 세는 엄청 나불고. 우리의 머릿수는 적응께 이겨내기가 만만치 않체라. 밖으론 개미만큼의 후원도 없고 안으로는 범이 아가리 벌리고 있는 상황인디 게다가 선량한 백성에게 해독이 미치고 있으니 나의 죄가 참으로 크요. 여러분들은 각자 잘 계획하여 다시 후일의 거사를 모도하씨오.”
「안담사리」 속 부대 해산명령의 대사를 보면 안규홍의 참담한 심경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후일을 기약하면서 의병을 해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던 중 안규홍은 체포되어 순국하게 됩니다. 낮은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안규홍의 저항정신은 오늘날 우리의 마음속에도 깊은 여운을 남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