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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김용환 : 파락호 김용환 - 제1차 위대한 시민의 역사 33
저자 이정헌
출판사 광복희
출판일 2020-08-01
정가 16,500원
ISBN 979119096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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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파락호로 기억되어도 괜찮으니
마지막까지 비밀로 해주길 부탁하네

이정헌 「파락호 김용환」

김용환은 비밀리에 독립운동을 했던 터라 마지막까지 단 한 장의 사진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파락호로 불리며 전 재산을 도박으로 잃었다고 알려진 풍운아이지만, 그의 숨겨진 독립운동가로서의 삶은 치열했고, 철두철미했으며 확고한 신념이 담겨있었습니다.
사실 그는 얼마든지 고생하지 않고 살 수 있는 환경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의 안위보다 조국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고, ‘파락호’란 불명예를 뒤집어쓴 채 독립운동을 이어갔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의 모습을 보며 난봉꾼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이는 모두 일제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눈속임 수단에 불과했습니다.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는 그의 진짜 모습은 ‘파락호 김용환’이란 껍데기 속에서 그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가 독립운동에 투신하게 된 계기는 1896년 의병활동을 하던 김회락(김흥락의 사촌이 학봉 종택에 은신한 사건을 기점으로 합니다. 일본군은 김회락을 잡기 위해 김용환의 할아버지이자 학봉 종가 11대 종손인 김흥락을 포박하고 치욕을 보인 뒤 집안을 약탈해 갔습니다. 그의 할아버지는 나라의 존망조차 알 수 없던 때 애민 애국의 마음으로 많은 이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던 분이었습니다. 그런 그의 손자답게 학봉 종가의 종손인 김용환은 특유의 총기와 대범함으로 종가의 일뿐 아니라 지역의 대소사에까지 큰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그리고 20세기 초 대격변의 시기, 조선에 닥친 위태롭고 엄혹한 시간에 맞물린 그의 삶은 자연스레 독립운동의 길로 이어졌습니다. 그가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며, 이를 마지막까지 비밀로 해주길 부탁하는 장면은 큰 여운을 남깁니다. 이 책을 통해 나라가 위태로울 때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